19. 프랑킨센스 아로마 - 요가 니드라
요가 니드라를 처음 접하던 날의 충격이 아직 생생하다.
고관절을 유연하게 열어 양다리를 목 뒤 뒤통수 아래로 걸어 마치 스스로의 다리를 베고 자는 듯한 포즈, 니드라 아사나를 생각하고 있던 나는 몸을 꼼꼼히 풀고, 고관절을 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바아사나로 누운 채로
"내 오른발 엄지발가락, 두 번째 발가락, 세 번째 발가락... "
이렇게 바디스캔이 시작되었고 얼마 안가..... 아무 기억이 없다. 곧 싱잉볼이 울렸고 그렇게 나의 첫 요가 니드라 수업이 끝났다.
하지만 며칠간 쌓인 피로로 천근만근 하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자, 한 시간의 요가 니드라는 네 시간 수면의 효과가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체험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
두 번째 요가니드라 수업에 들어갈 때는 그때의 좋은 기분과 경험을 떠올리며 입은 듯 안 입은 듯 편한 요가복을 고르고, 체온이 달아나지 않도록 따뜻한 양말도 꼼꼼히 챙기고 요가매트에 뒤통수가 배기지 않도록 푹신한 타월도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프랑킨센스와 라벤더를 블랜딩 한 아로마 오일로 목 주변을 마사지하고 손바닥에 남은 오일로 깊은 호흡을 했다.
프랑킨센스는 깊고 편안한 호흡, 명상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아로마 에센셜 오일이다. 호흡을 깊이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흡계 증상 완화의 역할을 갖고 있어서 천식이나 기관지염, 점액 제거에 좋다. 나아가 면역계를 강화하고 진통작용도 있어서 생리통이나 출산 시의 통증에도 도움이 된다.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킨다는 측면에서 라벤더나 카모마일과 유사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함께 블렌딩 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아기 예수를 위한 선물로 바쳐진 것을 비롯하여 성경에 수차례 등장하고, 이집트와 그리스의 태양신에게 바쳐졌던 것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본원적으로 정신을 고요하고 집중하게 하여 명상, 묵상, 기도, 정신 집중을 이끌어 초월적인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잠 없는 잠 sleepless sleep이라고 불리는 요가 니드라는 깨어 있는 깊은 이완이다. 잠을 잘 때처럼 몸과 마음은 깊은 이완을 취하되 의식은 또렷이 깨어 자신에게서 체험되는 것을 자각한다. 설명이 거창하지만, 다른 어려운 아사나와 달리 요가 니드라는 바닥에 눕는 사바아사나에서 안내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안내자의 목소리, 즉 청각을 제외한 외부적인 감각을 차단하고 오롯이 나의 몸, 호흡에 주시하며 나의 내면을 응시한다.
요가 니드라는 나에게 명상이다.
파드마아사나로 앉아 피 안 통하는 다리를 참을 필요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느라 낑낑거리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명상.
내가 해야 할 것이라고는 어두운 방 나의 포근한 침대에 누워 유튜브에서 내가 마음에 드는 안내자의 목소리를 찾아 따라가고, 혹시 잠들지 않았다면 호흡을 느껴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 짧은 삼십 분에서 한 시간 사이에 나의 몸은 이완되고 내 머릿속은 깨끗하게 비워진다. 그러니까 이 시간은 나 자신을 온전히 보듬고 사랑해주는 시간이다.
오늘 밤에도 나는 프랑킨센스와 라벤더 아로마 오일, 그리고 요가 니드라를 만난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