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여유로운 휴일에 갑자기 외로움이 들이닥쳤는데,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필요한 사회성을 이미 다 써버려 곤란할 때는 혼자서 카페에 간다. 만날 사람이 있어서 가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몸단장을 하고 카페에 간다.
카페에 가면 친구, 연인, 가족부터 혼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앉아 있다. 나도 커피를 주문하고 그들 사이의 어딘가에 앉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게임을 하거나, 그들처럼 할 일을 한다. 옆자리의 대화가 테이블을 건너 들려오거나,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뭔가를 보고 있는 사람을 발견해도 못 들은 척하거나 못 본 척한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서로에게 간섭하거나 끼어들지 않는다. 서로서로 철저하게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그 함께 있지만 확실히 떨어져 있는 거리감은 자신이 이 카페의 사람들 사이에 옅은 농도로 섞여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외로움을 상쇄하기는 모자라지만 혼자서 고독의 무게를 견디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나은 온기를 부담 없이 얻을 수 있다.
손끝이 아주 조금 따끈해졌다 사라지는 보잘것없는 온기지만 살면서 그 보잘것없는 온기에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보잘것없는 온기라고 말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그 정도로 안전하게 온기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딱히 없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카페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