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면서 휴직을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첫째도 아니고, 굳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사실 나도 망설였다. 올해 새로운 학교로 발령을 받았는데 발령받자마자 휴직을 하는 것도 맘에 걸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것들이 내 결정을 흔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떠오른 건 첫째의 말이었다.
“나 1학년 때 엄마가 일 안 해서, 점심 먹고 집에 오면 간식 먹고 같이 놀았잖아~ 그때 좋았는데...”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첫째에겐 그 시절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그런데 둘째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해도 괜찮은 걸까?
그 고민 끝에 결국 나는 멈추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내려놓고 나니, 또 다른 불안이 밀려왔다.
가장 먼저는 돈이 걱정이었다.
올해는 이사도 계획되어 있어 지출이 많다. 일을 쉬면 수입이 줄고, 내 월급으로 지출하는 대신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아 써야 하니, 예전처럼 마음껏 쓰기도 어렵다. 작은 소비조차 눈치 보게 되는 나 자신이 낯설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커리어였다.
사람들은 교사를 ‘철밥통’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 말이 싫다. 자리만 지키는 교사가 아니라, 실력을 쌓고 성장하는 교사이고 싶다. 특히 독서 교육 분야에서 커리어를 만들어가던 시점이었기에 쉬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무언가 해보려 할 때마다 육아, 조금 자리를 잡을 만하면 육아휴직. 자꾸 흐름이 끊기는 기분이었다. 그게 제일 속상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에도 결국 멈추는 쪽을 선택했다. 돈은 앞으로도 계속 벌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번이 내 인생 마지막 육아휴직일지도 모른다.
(셋째라는 무서운 소리는 하지도 마!)
무언가를 쌓기 위해서는, 때로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는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가끔은 멈춰야만,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다.
나는 지금, 다시 나를 보기 위해, 그리고 정말 쌓고 싶은 것을 쌓기 위해 잠시 멈춘 중이다.
이 시간들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할 것이다.
이 연재는, 휴직 중 나를 돌보는 다양한 방식들을 기록하는 에세이입니다.
일과 육아, 성장 사이에서 잠시 멈춰 선 내가 어떻게 나를 다시 바라보고 회복해 가는지를 나누려 합니다.
쉼의 시간 속에서 마주한 나의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마음도 함께 다독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