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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은 Oct 30. 2022

7.항암 5차

암 극복일기 ep.7

<2011.1.10.월>

오늘 신촌 세브란스 봉사연주가 있었다.

예원중학교 친구들과 함께 하였고, 오늘 난 진행을 하였다.

정말정말...최고 잘한다.

중1학년 중2학년.

피아노독주.바이올린 독주.성악.

정말 말도 안되게  눈물나게 연주를 잘한다..

어쩜 그리도 다들 멋있고..이쁘니.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하는 예쁜 친구들.

그 중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연주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내 친구도 울고, 관객도 울고,나도 울고.

뭔가 심금을 울리는 특별한 연주다.

연주가 너무 좋았다고 크게 될 친구라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다.그 학생은 옆에서 쑥쓰러워하며 겸손한 미소 짓는다.

그 친구는 현재, 조성진이 우승했을때였던 2015년도 쇼팽콩쿨 본선진출! 이번에 임윤한이 우승했을때인 2022년도 반클라이번 콩쿨에서도 멋진 연주로 본선에 오른 피아니스트 박진형님이다.

정말 멋진 연주자이다.


<2011.1.11.화>

5차항암부터는 약이 다르다.탁솔.

이 고통에 대해선 할말이 없다.

도저히 말로 표현이 안된다.

1.11 화욜 입원하여 12 수욜날 5차 탁솔 처음맞고...

씩씩하게 집에 잘왔다..

저번에 핑크마라톤 갔을때 어떤 아주머니께서 5차때부터 약이 매우 독하니 힘들거라고.

잘 준비하라고 하셨었는데, 그 다음날 목욜에는 괜찮아서. 나한테 잘 맞는 약인가보네..했다.

그 다음날 금요일에 학생 레슨도 하고 롯데시네마가서 내가 최고 좋아하는 "노다메 칸타빌레"최종악장 영화도 신나게 보고,홍대 세븐스프링스가서 맛있게 많이 먹으며 잘 지냈는데.

그러나....

그러나.........

토요일 아침...

9시쯤 눈을 뜨니 몸이 이상하다.

찌뿌둥 하면서 불편하다..

그렇게 몇십분 지나니...

손 발 전신이 마치 독 퍼져나가듯,욱신거림이 전신에 퍼지는데.

정말이지 세상에 태어나 그런 고통은 처음이다.

같은 약 맞았던 병원에서 뵈었던 분이 앞에 1~4차는 맞아도 5~8차는 맞으라고 하면 절대 다시 못맞겠다고 한게...이 고통 때문인가보다.

이번약 증상이 손발 져림이라던데..이게 그거?

이건 너무하잖아.

단 1초도 괜찮은 순간이 없이...계속계속...칼로 쑤시는듯한 아픔.

계속 아프다고 몸부림 치며 울었다.너무 아팠다.

렇게 며칠 더 지내라면 정말 못 살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우는것 뿐이었다.

제일 무서운건 이 고통이 언제까지라는걸 모른다는것.

몸살기도 있어서 열은 37.4도.

오한으로 인해 계속 춥고 몸 떨리고.

가슴은 몇초마다 칼로 쑤시듯 찌릿찌릿 아프고.

갑자기 치아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병원 응급실 가면.더 힘들것 같고 갈 힘도 없다.

현재 96년만에 추위라는데 나가면 더 힘들것 같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아질지 전혀 모르겠으니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올 정도였다. 이 상황이.

걷지도 못하겠고 바닥에 발 디디면 아프고 그렇다고 누워있으면 더 아픈데 누워있을 수 밖에 없고.

방암 진단 이후,최대 위기이다.

정확히 48시간이 지나서 월요일 아침이 되자 괜찮아졌다.

전히 괜찮아 진건 아니고 얼얼함이 계속 남아있지만.

그래도 주말에 비하면...

천국이다.

그 고통이 사라진거...세상최고 감사했다...

난 지금도...

매 순간...

주말의 그 아픔이 없는게 너무너무 간절히 감사하다.

이젠 모든거에 감사 할 수 있을것 같다.

그 고통이 없어서..

그 고통은 정말 무섭다.

탁솔의 가장 큰 증상과 가장 큰 고통이.

근육통과 뼈저림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마이폴"이라는 마약성진통제를 꼭 의사선생님한테 처방 받으라고 한다.

내일 백혈구 수치재러 병원가는데 꼭 약 처방받아와야지.

손과 발을 떼어내서라도 그 고통을 없애고 싶을 정도였다.

아...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탁솔할 분에게...반드시 이 정보를 알려드리고 싶다.

5차 맞을때..미리 마이폴을 처방받아가라는!!

안 그러면 너무 아파서 계속 잠에서 깨고 꾸에서도...아파서 우는 꿈만 꾸게 된다는.

 

1.12.수욜날 5차항암으로 탁솔을 맞고 주말에 뼈져림과 근육통으로 너무나 고생하고.

항암맞은지 일주일 지난 19일날 수욜날 외래진료갔는데.

그냥 1~4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갔는데.

백혈구 수치 떨어졌다고 입원하랜다.

입원준비 전혀 안했는데.

어쨌든 갑자기 입원을 하게 되었다.


수술할때 같은병실 썼던 5살 많은 같은 3기언니도 비슷한 시간에 외래여서 같이 입원수속 밟았다.

언니는 이제 다음에 한번만 더 맞으면 8차 항암 끝이다.부럽다.

 

1~4차때 백혈구는 4,000이었는데 5차는 530.

거의 다 5차부터는 백혈구 다 떨어져서 무조건 조혈제를 맞아야 한단다.

나의 끔찍한 일주일 입원생활을 이때는 알지 못했다.

이때부터 어떠한 일이 있었냐면은.

슬슬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일주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ㅠ하루에 서너번씩 열이 39도를 넘었고.

하루종일 계속되는 얼음찜질에.

다 소화못할 약들.

넘쳐나는 항생제 투여.

끔찍하고 아픈 검사들.

걷기도 힘든데 엑스레이 검사에.

매일매일 수차례 채혈.내 팔은 뽕뽕 뚫리고.

케모포트로 너무나 많은 수액이 들어가 폐에 물이 차서인지 소변도 잘 안나오고 그래서 얼굴이 정말 두배로 붓고...

원장님도 나보고 얼굴 너무 많이 부었다고.

그래서 숨이 차서 숨이 잘 안쉬어지는것이다.

그리하여 산소호흡기 같은거 코에 꽂고 있는데..그거 빼면 진짜 숨쉬기 너무 힘들어서 울고...(화장실 갈땐 빼야하니까...)

하루에 오한이 30번은 넘게 나서 계속 소름끼치고.

단 1분도 괜찮은 적이 없으니.

어떻게 아픈것도 아프다 안아프다 해야 살 수가 있지.

계속 계속 아프니까 정말 지치고 미칠것 같았다.

백혈구가 다음날인 목요일은 320.

그다음날은 250.

500 이하로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면 격리조치에 면허제한이다.

그리고 저균식 식사...도저히 못먹을 저균식 식사...

생과일도 안되고 물도 끓여먹어야 하고 안되는게 어찌 그리 많은지..먹을 수 있는게 없다.

그래서 정말 하루에 밥 반공기도 못먹고.

그래서 계속 영양제로 링겔 맞고.

너무 고열이 많이 나다보니 신종플루도 의심되서ㅍ검사해보니 결과는 다행히도 음성.

그래도 여지가 있다고 타미플루도 복용.너무 쓰다.

 

 

사람마다 모두 증상이 달라서.

많이 힘든사람도 있다하고...괜찮다 하는 사람도 있다하는데...

나는 5차부터 항암이 아주 많이 힘들었다.

눈물은 계속 흐르고.

계속 짜증내다가 나중엔 짜증낼 힘도 없어서.

그런 내가 불쌍해서 울고 산소호흡기 하고 있는 호빵맨 같은 내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다가.

그 모습에 울고.

아...빨리 건강해져서...햇살가득한 날에 집앞 홍제천 산책하고 싶다...

그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

평소에 하던 평범한 일상이 간절함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며칠이 지나서 내일 6차항암을 맞으러 다시 입원한다.

이제 거의 매주 일주일정도 씩 입원한다.

두달내내.

그리곤 항암도 끝이다.

내일이 2월의 첫날이고.

3월중순이면 8차까지 다 끝난다.

정말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울것 같다.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이런 아픔이 없는 봄...너무너무 행복 할 것 같다.

이렇게 뼈져림도 없고.

고열도 없고.

오한도 없는.지금 이 순간이 너무너무 행복하다.

잘 이겨내야지.

조금만 참으면 돼.

 

퇴원하고 5일동안ㅠ서울대병원에 난소보호주사 맞으러 잠깐 간것 빼고는.

집앞에도 안나갔다.

절대 감기도 들지 않으리!

3개월짜리 난소보호주사 맞고 왔는데,역시나 춥다 덥다가..갱년기 증상이다.

3개월 후인...4월에 다시 오랜다.

건강이 최고구나.

설날에 병원에 있다니.

화요일날 입원해서 약먹고...

어제 수요일날 6차 항암을 맞았다.

너무 덥고 답답해서 복도에서 간이침대 놓고 거기에서 맞았다.어제 눈도 제대로 못뜨고 답답하고 몸이 축축 쳐지고 힘들었는데.

오늘은 아침,점심,저녁도 잘 먹고 매번 밥먹은 다음에는 20분씩 병원걷고 과일도 많이 먹고 컨디션 좋은편이었다.

이제 두려운건.

5차때처럼 주말에 뼈져림과 근육통이 올지 그게 문제이다.

그래서 미리미리 약을 엄청 처방받아서 먹고 있다.

진통제를 미리미리 먹고 있다.

제발 이번에는 끔찍한 뼈져림의 고통이 없기를...

그리고 일주일후에 백혈구 수치 떨어질때...부디 오한과 발열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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