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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병원에 가는 길

by 정영의

서산에 한소쿰 노을이 남은

저녁 즈음에 피어오르는 연기


노란 불빛 가로등 샛별처럼

다소곳이 제 구역을 비추고


호남선 상행 열차에 몸을 실어

헛헛하게 떠나온 곳에서부터


진땀을 빼며 따라오고 있는

걸음이 느린 가여운 내 영혼


기차가 도착하는 종착역에서

널 잃으면 온 세상을 다 잃는


내가 널 하염없이 기다리리니

천천히 무심하게 다가와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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