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장성의 하서 김인후는
조선 시대 문묘배향(文廟配享) 18인 중에
호남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된 역사적 인물이다.
하서는 성리학자 선비이자 명실상부한 의리있는 남아로
이름을 얻었다. 장성에는 그를 기리는 필암서원이 있다.
나는 하서의 자취를 더듬고
그의 생애와 업적을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오랜 시간 동안 관련 책들을 뒤적이고 검색하며
하서가 시인과 스승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하서의, 세속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자 시가 아니면 말하지 않던,
담백한 시혼(詩魂)을 소개하고픈 심정이 절실해졌다.
등 너머로 배운 한자 실력으로 하서의 시들을 접하고
그 시들에 얽힌 하서의 삶을 상상을 덧붙여 써봤다.
500년 후인(後人)의 부족한 붓끝이나마
하서는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라고 이 글을 읽는 분마다
나름대로의 하서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하서 자손 중에 누군가가 하서 일대기를
21세기 버전으로 써주신다면 더 큰 기쁨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