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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산책3

-임대 아파트 둘레길에서

by 정영의

어제와 그제와 그끄저께의

낙엽이 알록달록 깔려 있고


낙엽 티끌 한 줌을 꾹 딛고

그저 그런 풀줄기가 자라는


아파트 둘레길의 초입에

길동무와 함께 들어서면


여기도 개똥, 저기도 개똥

개똥밭이네, 왜 이런 길을 가?


옷소매를 당기는 손길 탓에

다른 길을 잡은 적도 있지만


지금도 걷네, 그 개똥밭을

개똥 아닌 게 더 많은 내 이승(今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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