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수업 3

매주 화요일 소설 공부를 합니다(2025. 12. 16.)

by 리다

오늘은 소설이 아닌 '일기' 검사를 맡는 날입니다. 걱정스런 맘으로 간식을 준비합니다. 따뜻한 생강차, 자몽차, 레몬티(레몬차 보다 이쪽이 더 친근해요)를 편의점에서 사고, 조금 씹을 거리를 찾아 과자 한 통을 삽니다. 다행히 오늘만큼은 늦질 않았네요. 휴.

이렇게도 작품이 될 수 있군요. 이 작품으로 응모했다면 당선되지는 못했겠지요. 등단한 작가이기에 쓸 수 있고, 독자에게 읽히는 글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등단을 해야겠네요.

이 소설은 세 가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명길은 무신론자입니다. 그런데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연금 생활자가 아닐까요?)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가 있고, 성희라는 타자와 또 관계가 생겨납니다. 또 비 오는 날 정자에서 만난 세 사람, 이 사건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그중 한 여자가 굳이 뛰어와서 세탁비를 주면서 변명을 하는데, 왜 그랬을까요?

(우리가 원래 이렇게 몰상식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항변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명길은 글을 쓰게 될까요?

(아니요, 이구동성. 못 쓸 것 같습니다.)


촘스키 교수는 돌아가셨나요? 지구상의 언어가 6,000개 있다고 하셨죠.(아직 안 돌아가신 걸로 검색됩니다.) 라틴어도 소통의 언어로는 쓰이지 않고 학술적인 언어로만 남아있죠. 소수언어박물관이라는 설정이 기가 막힙니다. 지배 권력으로 도구화된 언어만 살아남은 거죠. 한글은 사라질까요?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거창하고 관념적인 단어는 제목으로는 좋지 않습니다.)(인물, 사건, 배경에서 스토리가 없습니다. 플롯이나 소설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배우시면 발전하실 것같습니다.)(문단 구성)(등장하는 가족사가 얽혀서 서로를 비추면 재밌는 글이 될 것같습니다. 가족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사건이 기술되면 좋겠지요.)(작가가 나서서 설명하고 해설하는 부분이 바뀐다면 더 나은 대안이 될 것같습니다. 주관적 감정의 과잉에서 벗어나서 작가는 담담하고, 독자가 대신 감정을 느껴야겠지요. 자신의 이야기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정리가 되면 좋겠지요. 소설로써 내면의 성찰을 줄이고 외부사건과 인물들과 나의 갈등을 드러내어 서사의 추진력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삶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여운과 긴장을 준다면 더욱 좋은 글이 되겠습니다.)(소설적인 구성이 미흡합니다. 서간문 형태의 애도의 완성인데요, 아버지와 화자의 기억이라는 중요한 부분이 빠져있습니다. 삶의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글에 더 설득력이 있었겠는데요. 엄마, 남동생, 아버지와 화자 사이의 구체적인 장면으로 인물들과의 관계를 그려냈다면 더 입체적으로 읽힐 수 있었지 않을까 아쉽습니다.)


저는 이 소설에서 새로운 흐름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020년대 전에는 아버지와 아들, 딸과 어머니의 갈등을 주로 다루었는데요, 20년대 이후에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와 나 사이의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제시해주십시오. 그리고 남동생과 나만 남기고 다른 여동생들은 제외하십시오. 새로운 소설의 두번째 소설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문을 많이 쓰세요. 문장이 늘어집니다. 화자를 젊게 하세요. 예소연 작가의 <그 개와 혁명>을 꼭 읽으세요. 올해 이상문학상 작품입니다. 지금 쓰신 글은 일종의 고백체로 쓰여진 사부곡입니다. 수필같이 느껴지는 고백체를 바꿔쓰기를 권합니다. 나와 아빠 사이에 있었던 일을 쓰세요. 꼭 개작하시고 방향을 잘 잡으십시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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