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은 현충일이다. 순국선열을 기리고 호국정신을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6년에 지정된 국가 기념일! 게다가 누구나 좋아하는 빨간 날이다. 그런데 먼 나라 스웨덴도 6월 6일이 나트호널다그(nationaldag / national day)로 휴일이다.
양국 간에 평행이론이라도 있는 걸까.
올해는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라 그 의미가 더욱 깊게 느껴진다.
스웨덴의 6월 6일은 1916년부터 국가기념일인 플라그다겐(flaggdagen / the flag day)이 되었다. 독립된 나라로서의 건국과 헌법으로 자유를 지키는 호국의 역사를 되새기는 날이다.공교롭게도 1523년 칼마르 동맹에서 완전히 독립하여 구스타브 바사 왕(Gustav Vasa)이 즉위한 날과 1809년 헌법이 제정된 날이 6월 6일이라 이 날을 건국일로 지정한 것이다. 이날이 공식 휴일이 된 것은 2005년부터이다.
스웨덴 초대 왕인 구스타브 바사는 구권 1,000 크로나(한화 10만 원 급)에 새겨질 정도로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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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노랑 국기
북유럽 국가들의 깃발은 헷갈리기 쉽다. 모두 동일한 규격과 비례로 십자가가 있고 색만 다르기 때문이다. 칼마르 동맹 시절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 주변지역을 장악했던 덴마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십자가는 기독교 국가임을 상징한다. 스웨덴은 파란색 바탕에 노란 십자가를 사용하는데 이와 관련한 전설이 있다. 자주국가로서의 시작으로 보는 1523년 핀란드 전쟁 시, 구스타브 바사 왕이 파란 하늘에서 금빛 십자가를 봤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건립 설화에 극적 요소가 있는 것은 매한가지인가 보다. 스웨덴 어딜 가나 국기를 쉽게 볼 수 있으며 특히나 파랑 노랑으로 배색된 물건들도 많이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생일이나 졸업식에도 국기를 휘날리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국기를 정말 사랑하나 보다.
스웨덴 여행을 해봤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 번쯤 들어봤을 스칸센(skansen). 1891년에 개장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붕 없는 박물관(The world's oldest open-air museum)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덴의 옛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고 볼 수 있도록 각 지역의 전통 민가를 옮겨왔으며 농작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하는 등 생동감 있는 역사를 담고 있다. (한국의 민속촌과 가장 유사한 형태다.) 이곳은 스톡홀름 섬 중 하나인 유고르덴(Djurgården)의 일부에 조성되어있으며 신년이나 국가기념일 행사를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1983년에 처음으로 왕과 그의 가족들이 참석하는 나쇼날다겐(nationaldagen /the national day)의 행사가 이곳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이후로 매년 6월 6일이면 거대한 건국절 행사가 스칸센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충일이나 광복절, 개천절은 있지만 '건국절'로 지정된 기념일은 없다. 건국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의견이 있어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예부터 어느 나라든 자주적 국가를 갈망했기에 그것을 이뤄내는 역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대손손 기념할 가치가 충분하다.
6월 6일에는 국기를 게양합시다
지난 스웨덴 워킹홀리데이 생활 중에 발견했거나 궁금했던 스웨덴 문화와 역사에 대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글 내용과 관련한 스웨덴어는 별도의 블로그에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