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1. 내 성취에 도움이 됐던 나의 강점은?

자기 신뢰, 추진력, 책임감

by 버블리

브런치에 올릴 글을 쓸 때마다, 나는 매번 개요부터 짠다. 글의 뼈대나 마찬가지인 개요를 잘 작성해 놓으면, 그 이후부터는 글이 어렵지 않게 써진다는 걸 몇 차례 경험하고부터 굳어진 습관이다.


그런데 이번 글은 이상하게 개요를 짜는 단계에서부터 막혔다. 열한 번째 질문의 '성취'라는 키워드 때문이었다.



Self Q&A : 나 사용설명서 12화는, 나다운 성취리스트와 그것들을 가능하게 해 준 내 강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내 성취에 도움이 됐던 나의 강점은? 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가기 위해서는, '내 성취'에 대해 먼저 말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질문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성취라고는 취업 성공, 시험 합격 같은 (내 기준에는 재미없고 식상한) 것들 밖에는 없었다.


그동안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인생에서 어떤 성취를 했지?' 라는 질문 앞에서 막히는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취업이나 시험에 대해 쓰자니, 처음으로 내 색깔이 선명하지 않은 글이 나올 것 같았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재미가 없었다.




몇 분 동안 빈 화면만 가만히 응시하던 나는, '성취'의 사전적 정의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성취 : 목적하거나 바라는 바를 이룸

→ 노력의 과정을 거쳐 목표·이상·계획 등이 실현되는 것을 뜻함.


남들이 박수 쳐주는 결과만 성취라고 생각해서 어려웠던 거였다. 위 사전적 정의 -내가 바라는 것을 계획하고 노력해서 실현함-를 곱씹어보니, 아까는 떠오르지 않았던 다양한 성취들이 하나둘씩 생각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다운 글을 쓸 수 있었다.




| 버블리의 성취 리스트


제주도 두 달 살기 (2020)


첫 번째 성취는, 코로나로 유학 계획이 틀어지자마자 계획했던 제주도 두 달 살기다.


사회에서 말하는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고 돈을 모아야 할 시기'인 20대 중반에, 나는 아주 소정의 월급과 숙식을 제공받는다는 조건으로 제주도 애월의 한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본격적인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나이 스물일곱에 거의 무급으로 봐도 무방한 일을 하러 제주도로 내려간다니,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신경 썼더라면 쉽게 하지 못했을 선택이다. 하지만 이전의 캐나다 어학연수를 기점으로,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타인의 시선은 나에게 더 이상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이 그것을 얼마나 원하는가였고, 당시 나는 제주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아주 간절히 원하는 상태였다.


두 달간의 제주살이를 통해,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 삶을 직접 꾸려나가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꼈다.


캐나다 유학 (2021-2022)


"해보다가 아닌 것 같으면, 고민도 하지 말고 바로 돌아와. 그래도 괜찮아."


5년이 더 지났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에 깊게 새겨져 있는 아빠의 말이다. 유학을 앞두고 들었던 그 어떤 응원보다도 힘이 되는 말이었다. 이처럼 아빠는 내게 언제든지 돌아와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나는 더더욱 중간에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캐나다 유학생으로 살면서, 한국에서의 삶을 택했다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됐을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여러 번 마주했다. 하지만 중도포기를 고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일단 시작한 이상, 뭐가 됐던 끝까지는 가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동안 스스로 끈기가 강한 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내 안에는 생각보다 단단하게 버티는 힘이 있었다.


이 시기를 통과하며, 나는 인생에 등장하는 어려움 앞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브런치 작가 활동 (2024)


나다운 성취 리스트 세 번째, 브런치 작가 활동이다.


작가 승인 이메일을 받은 날이 2024년의 가장 기쁜 날이었다. 첫 연재글인 <스물여덟, 유학 가기 좋은 나이>의 마지막화인 에필로그를 발행했을 때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건 연재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글은 올린 적이 없었다는 자부심과 마감 기한을 꼬박꼬박 지켰다는 뿌듯함이었다. 내 이름과 이야기를 내걸고 하는 일에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에서, 기분 좋은 자기 효능감이 피어올랐다.


나는 세 번째 성취로, 해보기로 결심한 일을 완결해 내는 능력이 내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다시 오늘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지금까지 내 성취에 도움이 됐던
나의 강점은?


•내 마음의 소리를 기반으로, 매번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했다.


•'이게 맞는 선택일까?' 라는 의심보다, '이걸 맞는 선택으로 만드는 건 이제 내 몫이다.'의 확신으로 행동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했다.


자기 신뢰, 추진력, 책임감이 내가 가진 강점이었다.






오늘의 질문


Q1. 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취는 무엇인가요?


Q2. 그 성취를 가능하게 해 준 나만의 강점은?


Q3. 결과와 상관없이, 끝까지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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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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