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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透明性)의 원칙

신뢰는 감추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by 권사부 Mar 26. 2025

사업이란 결국 관계의 집합이다.


관계는 신뢰로 유지되고, 신뢰는 투명함으로부터 시작된다. 투명하다는 건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고, 보여줄 수 있다는 건 두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경영의 세계에서 투명성은 단지 정보를 공개하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기업이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철학적 입장이다.

칸트는 ‘네 행위가 언제나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고 했다. 만약 누군가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이유를 끝내 밝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쉽게 믿을 수 없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설명할 수 없는 경영은 곧 신뢰를 거둘 수 없는 경영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명성은 도덕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투명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등을 돌리는 소비자와 투자자 앞에서, 기업은 더 이상 숨을 수 없다.



투명성을 잃은 기업 – 트위터(X)의 혼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플랫폼은 급속히 변하기 시작했다. 핵심 직원들을 해고하고, 인증 시스템을 유료화하며, 알고리즘을 비공개로 돌리고, 광고 정책을 급작스럽게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가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를 투명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사용자와 광고주는 방향을 읽지 못했고, 내부 직원들조차 하루아침에 팀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불안정을 겪었다. 머스크는 독자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은 그가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지 못했다.

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변화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원칙 아래 이뤄지는 것인지 밝히지 않는다면, 시장은 불안에 빠지고 조직은 무너진다. 트위터의 혼란은 '투명하지 않음'이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허무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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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을 지킨 기업 – 번(Bunq)의 고객 중심 경영

네덜란드의 디지털 은행 번(Bunq)은 비교적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투명한 정책과 고객 중심 경영으로 유럽에서 빠르게 신뢰를 얻고 있다.
예치금의 운용 방식부터 수수료 구조, 친환경 투자 비율까지 고객에게 낱낱이 공개하며, 심지어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기능 개선 우선순위를 공개 투표로 결정한다.

“당신의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우리는 숨기지 않습니다.”
이 태도 하나로 번은 단기간에 수십만 명의 충성 고객을 모았고, 규제기관과의 신뢰도 쌓아가고 있다.


이들의 성장 이유는 단순하다. 투명함이 곧 신뢰이고, 신뢰가 곧 생존이라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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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서 투명성을 실천하는 방법

1. 설명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한다
누구에게든, 내부든 외부든 “왜 그렇게 했는가?”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설명할 수 없다면 애초에 그 결정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2. 문제가 생겼을 때, 감추지 말고 공유한다
위기를 숨기려는 순간, 조직은 내부부터 무너진다. 정보를 감춘다고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

3. 내부 직원과 고객, 파트너에게 동일한 태도로 소통한다
경영의 메시지는 일관되어야 한다. 조직 안팎에서 다른 언어를 쓰면, 결국 어느 쪽도 믿지 않게 된다.

4. 중요한 지표나 정책은 숨기지 말고 원칙을 명확히 한다
수치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수치를 만드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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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은 믿음을 만드는 방식이다

불확실성이 넘치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방향을 아는 사람, 말이 앞뒤가 맞는 사람, 설명할 수 있는 조직을 찾는다.

그것이 곧 투명한 기업이다.

투명성은 자주 불편하다. 때론 실수를 드러내야 하고, 때론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한 조직만이, 진짜 신뢰를 얻는다.

투명한 조직은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투명하지 않은 조직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진다.
사업은 결국, 신뢰 위에 서는 구조물이다.
그리고 그 기초는 감추지 않는 태도, 투명성이다.



*아직은 어설픈 브런치스토리 작가 권사부입니다. 모바일로 쓰고, 줄을 긋고, 글씨 포인트를 변경하고, 이미지를 원하는 곳에 배치하여 삽입하는 것이 계속 오류나서 어설프게 글 만 올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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