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의 시작

전쟁의 역사

by 풀솜

인간사회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였다. 공동의 조상을 가진 혈연 공동체인 씨족사회는 점점 부족을 이루어 생활하는 부족사회로 발전하였다.


원시 초기 인간은 씨족사회였다. 남자들은 저녁거리를 구하기 위해 사냥을 해야 했다. 어느 날은 커다란 멧돼지를 잡아 어깨에 메고 돌아와 온 가족이 풍족하게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빈 손으로 돌아오거나 토끼 같은 작은 동물을 들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여자들의 삶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나무 열매를 따고 땅을 파서 뿌리를 캤다. 아이를 둘러업고 가시덩굴을 헤치고 열매를 땄다. 열매는 나무에 항상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을에는 여기저기 열매가 풍부했지만 겨울부터 여름까지는 먹을 것이 없었다. 땅 속에 먹을 수 있는 뿌리가 있을까 땅을 파지만 뭉툭한 막대기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농업과 목축업의 발달은 인간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사냥과 채집으로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던 인간에게 목축과 농업은 정착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인간은 곡식의 씨를 뿌리고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을 때까지 씨를 뿌린 장소를 떠날 수가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한쪽에 집을 짓고 집 옆에 동물을 키우고 자신들도 아이를 낳아 키웠다.


노동시간에 비해 많은 수확물을 거둘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안정된 주거와 많은 수확물로 사람들은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가 있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고 남자들은 밭에 나가 일을 했다.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로 분업이 생겼다. 생산성의 효율은 더 높아졌다. 온 가족이 먹고사는데 부족하지 않을 만큼 풍부했다. 남는 농산물도 생겼다. 홍수나 가뭄으로 농산물의 생산이 어려운 경우를 위해 저장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인간의 생활은 점점 안정되어 갔다.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먹을 것이 풍부하고 안정된 환경은 아이의 출산과 양육에 유리했다. 인구가 늘었다.


사람들은 살기 좋은 곳으로 모여들었다. 그곳은 강가와 같은 물을 구하기 쉬운 곳이었다. 주위에 거리를 두고 다른 가족도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 주기도 하고 도구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큰 동물을 사냥할 때는 서로 협력했다. 이들은 촌락을 이루며 함께 살았다. 현대 사람들은 이러한 집단을 부족사회라 불렀다.


부족사회는 공통의 언어와 문화를 갖고 촌락을 이루며 살았다.




부족사회는 여러 씨족사회보다 집단의 규모가 크고 사용하는 도구도 달랐다. 더 이상 돌로 만든 도구만으로 사냥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불을 유익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불을 이용해 금속으로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금속은 돌보다 도구의 성능이 좋고 만들기도 쉬웠다. 생산물의 양이 많아지고 일의 효율이 높아졌다.


단위 면적당 생산물의 양이 많아진 만큼 인구도 늘었다. 부족사회는 씨족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구성원이 수가 많아졌다. 사회집단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살기위해 나름의 규칙이 필요했다. 수확물의 분배를 결정하고 집단을 통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했다. 신관이 이를 대신했다.


사회가 발전하고 부족의 개념은 확대되었다. 혈연적일 수도 있고 준 혈연적일 수도 있는 이 집단은 여러 마을을 함께 연결시키기도 하고 부족 간에 반목하며 싸우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물건이 많을 때 이웃 부족과 바꾸기도 하고 이웃에게 농사의 노하우를 배우고 가르쳐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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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이 사는 촌락의 외곽에 세운 목책과 도랑


부족 간에 의견이 맞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일어났다. 문물교환은 때로 서로를 기만하는 일도 생겼다. 이때 종족들 간에는 약탈 혹은 무기를 든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부락의 형태가 요새 모양으로 되어간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였다. 부락은 불청객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도랑이나 토담 목책으로 에워쌓았다.




부족 간 불신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다른 종족에 대한 적의는 고대 원시인부터 내려온 감정과 신앙의 잔재다. 고대 언어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부족의 이름이 말도 안 되는 뜻을 지녔다면 이는 분명 상대 부족이 지어준 이름이다. 자신들이 스스로 그러한 이름을 지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적대적이었던 타 종족이 부르던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왔다고 볼 수 있다. 문화적으로 앞서간 종족은 자신들만이 인간이고 타 종족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인종 간의 차별은 뿌리가 깊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쟁 역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 볼 수 있는 인종적 증오의 역사가 꽤 오래되었음이 현대사회에서도 발견된다. 민족 간에 증오의 감정은 오늘날까지 전쟁의 원인인 경우가 있다.


지구상에 모든 사람들이 일의 역법에 따른 같은 시대를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조금 앞서간 민족도 있고 조금 뒤처진 민족도 있다. 정보화 시대라고 해서 어느 민족이나 현대 발전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뒤처진 민족을 보고 우쭐하고 조금 앞서가는 민족에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이 지상에 높은 민족도 낮은 민족도 없다. 진보된 민족과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민족이 있을 뿐이다. 진보된 민족은 뒤늦게 따라오는 민족을 도와주어야 한다. 발전이 늦고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나라를 보고 미개인들이라 내려다보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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