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고 싶었으면서도 안 될거라 미리 포기했던 나에게.
나는 늘 내 삶이 부끄러웠다. 나 자신이 수치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그렇지 않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나아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수치스런 그대로 살 길 바랬다.
꿈 꾸는 자는 반드시 비난을 받게 되어있고 조롱을 당하게 되어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싶지않아 도전하는 것을 멈추고 평범하게 살고도 싶었는데, 어느 날 깨달았다. 어떤 삶을 살든 쓸데없이 남을 깎아내리고 조롱하는 사람들은 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한번쯤은 원하는 삶을 살고싶어졌다. 떳떳하게 조롱받고 싶었다. 힙합에서 주로 말하는 hater들에게 할 말 다하면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고 싶어졌다.
포기하면 편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포기하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더 앞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짧은 삶의 식견으로 살아보니 포기해야 할 때도 분명있다. 삶을 그대로 놓아두고 바라보아야 할 때도 있다. 그래야 어느 날 망치 한 대로 뒤통수를 맞는 얼얼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버둥거리는 것을 잠시 멈춰도 괜찮다.
나는 늘 내 이야기를 쓴 작가로 살고 싶었다. 다른 수많은 것들도 하고 싶었다. 동시에 사람들의 응원이 듣고 싶었다. “네가?” 라는 짧은 말과 흘겨보는 눈보다는 응원이 낫지 않은가. 근데 세상은 그닥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응원을 듣기까지 예전의 삶에서 꽤나 멀리 나아와야했다. 그 길이 험난했다.
지레 겁먹고 주저앉았던 그때의 나를 이젠 그저 동정한다. 그리고 그 나약함 또한 나였음을 깨닫고 어차피 멀리 갈 인생길 잘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앞으로 더 잘 살기 위한 나의 나약함에 대한 이야기다. 멋진 성공담보단 넘어져 깨진 무릎 끌어안고 엉엉 울었던 나날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이 참 수치스럽고 싫기만 했다. 하지만 어차피 누구나 걷기 위해 넘어지는데 무릎 정도야 깨진게 뭐 어떤가.
더 이상 나의 이야기를 수치스러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필요할 누군가가 떳떳할 수 있도록 나도 자긍심을 가질 것이다. 당신도 살고 싶은 삶과는 동떨어진 삶을 산채로 넘어져 있는가? 괜찮다. 삶이라는 길바닥 위에 잠깐 앉아 우리 도란도란 인생을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