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 나의 마음이 먼저였다

머리보다 마음이 앞섰던 그날들...

by 리딩집사

사주와 타로를 공부하기 전까지,

나는 ‘점’이라는 말이 늘 불편했다.

운명을 예언하거나, 미신처럼 느껴지곤 했으니까.


하지만 인생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그 애매한 갈림길 앞에서

선택을 도와줄 도구가 있다면 어떨까?


그건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 같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내게 사주와 타로는

처음부터 '믿음의 대상'은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저 삶의 지도를 펼쳐놓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내가 스스로 판단하게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다.


지도를 참고하되, 결국 길은 내가 정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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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음부터 자주 ‘자점’을 본 건 아니다.

지금도 내 문제에 대해선 타로 카드를 잘 꺼내지 않는다.


마음이 복잡한 상태에서 보는 타로 카드는

객관성을 잃기 쉽우니까.


그래서 헷갈릴 땐,

함께 공부했던 동기들에게 조심스레 부탁하기도 한다.


카드를 읽는 그들의 시선은

때로는 내가 보지 못한 면을 비춰줬고,

내 마음의 정리를 도와주곤 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

그럴 때 참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사주와 타로를 보게 된 건,
어쩌면 나 스스로의 내면에 귀 기울이기 위한 작은 의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사주와 타로를 배운 것도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나는 늘 선택이 서툴렀고,
조금이라도 삶이 덜 흔들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상담을 업으로 삼으려 했던 것도 아니고,
오프라인 샵을 차릴 계획도 없었다.

그저 지인 중 정말 필요하다는 분들께
가끔씩 조심스럽게 상담을 드리는 정도였다.


처음 상담을 시작한 것도
플리마켓이나 소규모 모임에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침대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케어가 끝난 후 앉아 마주한 고객들의 이야기는
체력보다 훨씬 더 큰 무게로 다가왔다.


이혼, 연애, 자녀 문제, 불륜, 직장 고민, 재물운…


특히 맞벌이 가정이 많다 보니
직장 문제나 경제적인 불안에 대한 질문이 유독 많았다.

조금 연세가 있는 주부님들은
“이제 애들 다 키웠는데, 나는 뭘 하면서 살아야 하죠?”
하고 조용히 묻곤 하셨다.


그분들의 눈빛 속엔
오랜 시간 가족을 돌보며 살아온 흔적과
이제야 비로소 생긴 ‘자기 삶’에 대한 낯섦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때 알았다.


책으로만 배운 이론은 한계가 있다는 걸.

수십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나며
나는 깨달았다.

실전 상담이란 건 단순히 해석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전체를 함께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카드 한 장이 말하는 의미보다
그 카드를 마주한 그 사람의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그 시점부터 상담 방식이 달라졌다.

카드를 해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비춰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 변화는 상담하러 온 분들의 반응에서도 나타났다.

때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때론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알겠어요” 하고 미소를 지어주시기도 했다.

그 표정들이 지금도 선명히 기억난다.





그 무렵, 나 역시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퇴사를 했고, N잡을 고민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내가 타로 카드를 꺼냈다.

수많은 사람의 선택을 도와주면서
정작 나 자신에겐 카드를 꺼낼 여유조차 없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카드 앞에 앉아, 조용히 물었다.

“지금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무엇일까?”


카드는 ‘재취업’을 이야기했다.
놀라웠다.

마음 한 켠에서 애써 부정하고 있었던 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알았다.

그 방향이야말로
지금 나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이미 마음속에서 정해져 있었지만
인정하지 못했던 선택이었다.


그제서야 행동이 시작됐다.

이력서를 정리하고,
원하는 방향을 좁혀가고,
마음이 움직이니 몸도 따라 움직였다.




지금 나는 다시 직장에 다닌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다.

퇴근 후에는 여전히 상담을 이어가고 있고,
블로그에 글도 쓴다.


다만, 상담 방식은 달라졌다.
예전처럼 카드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

이제는 그 사람의 삶이 먼저다.

과거를 묻기보다,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그걸 함께 찾아가는 데 집중한다.


“후회해도 뭐해요. 우린 앞으로 걸어가야 하잖아요.”


가끔 상담 중에 하는 이 말은,
사실 나 자신에게도 건네는 말이다.




삶의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누군가는 숫자를 들여다보고,
누군가는 타인의 조언을 따라가고,
나는 내 마음의 소리를 먼저 듣는다.


그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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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예고)

“돈보다 중요한 것” — 건강이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진실


한동안 ‘일’과 ‘돈’만을 쫓으며 살았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채,

참고, 또 참고… 그러다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던 어느 날.

그 시간들을 어떻게 마주했는지,


그리고 나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다음 글에서 나눠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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