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가는 게 소원이에요.

초등학생 육아일기 (6) #학원, 로망, 실화냐?

by 티치미

어제 아침 우연히 동네에서 큰 아이 친구 엄마를 마주쳤다.


"어제 00를 만났는데, 신나서 어딜 가더라고요. 어딜 가냐고 물었는데.. 학원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학원을 다니길래 그렇게 즐거워요?"


앗불싸. 뭐라고 말하나?!



몇 주전 큰 아이가 말했다.


"엄마, 저 수학학원 보내주세요."

"음.. 아직 초등학생이고, 아직은 지금처럼 엄마랑 하는 것도 가능한데.. 엄마랑 하다가 정 어려우면 그때 다니면 어떨까?"


착한 큰 아이는 웬만하면 두 번 조르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도 이렇게 한 번 얘기해두고 기다린다.


그리고 한번 더 내게 와서 이야기하는 아이.

"엄마, 저 학원 다니고 싶어요. 친구들이랑 학원가는 게 소원이에요. 그리고 수학도 더 잘하고 싶고요."

이쯤 되면 공부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로망을 실현하고 싶다는 말로 들리지만. 아이는 사뭇 진지하다.


아이는 스스로 노력하는 성취지향형 인간이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따로 정해진 시험기간은 없지만 수행평가나 단원평가를 앞두고는 반드시 스스로 복습을 한다. 특히 수학은 새로운 문제집을 사달라거나 온라인 학습지를 출력해 달라는 등 3-4일 전부터 준비로 분주하다.

하지만 이런 아이의 노력을 시험은 자주 배신했다. 첫 시험은 70점을 맞았는데, 담임 선생님 말씀이 반에서 꼴찌라며 안타까워하셨다. (아이의 노력을 아시는 분이라 진심으로) 그 이후로는 작은 실수들을 바로 잡도록 내가 돕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엄마의 솜씨가 좋았을 리 없다. 간혹 큰소리가 나기도 하고 가슴에 참을 인을 새기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는 이 경험이 불편한 것보다는 제대로 된 도움을 받아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했던 것 같다.

그즈음 담임 선생님과의 정기 상담이 있어 이 말씀을 드렸더니, 성취욕이 있는 아이니 아이가 원하면 보내주는 건 어떻겠냐고 하셨다.


경험자인 선생님의 조언을 따라 아이를 학원에 보내주기로 했다. 아이는 마음이 두근두근 신이 나 보였다. 절친한 친구와 둘이 가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지만 아직 어린아이가 찻길을 몇 번이나 건너가는 것이 내내 불안했던 나는 아이랑 한 차례 답사를 하고, 가장 안전한 경로를 선택했다.


손에 휴대폰을 쥐어 주고도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하교 시간에 길 건너에서 아이를 바라보았다.(훔쳐본게 맞겠네) 아이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친구와 걸어갔다. 깔깔거리며 신나게 가는 모습이 어찌나 좋아보이던지. 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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