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3

내가 쓴 시

by 랑랑

필사적으로 감고 있는 눈을

귀가 바라본다


어른의 언어를 들어보겠다고

은근슬쩍 엄마 무릎에 머릴 대고 누워

비비적비비적거리면

머리를 넘겨주고 귀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어떤 언어도 건지지 못하고 스르륵 잠들었던 시간


귀를 위해

움직이는 것들은 뒤꿈치를 들어 걷고

눈은 어둠을 끌고 왔는데

철 없이 펄떡이는 귀는

달팽이관 안에 소리를 담고 또 담는다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고 배웠다

귀에 들리는 것들이

뿌려온 것들이라 생각하니

절반은 억울하고 절반은 수긍이 갔다


심장과 뇌가 죽어도 귀는 조금 더 살아있다고 들었다

언젠가

그 순간을 위해

준비해 놓은 언어의 꾸러미가 있다


알아버린 것을 잊을 수 없고

열려 버린 것을 닫을 수가 없어서

열리기 전을

전생이라 믿기로 했다


달콤했던 때가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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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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