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발가락을 꼬물거렸다
우주는
물로 가득하고
그것 빼고는 아는 것 없던 그때
훈풍을 느꼈다. 감히
우주의 들썩임과 떨림
흐느끼는 혼돈 속에서
깊숙이 더 안아졌고 더 깊어졌다
누군가가 되뇌었던, 슬픈 주술, 사랑해
우주의 들썩임과 떨림
벅차오르는 환희 속에서
발가락을 꼬물거리고 길게 뻗어내기도 했다
그 자리로 포개지던, 따뜻하던 손, 사랑해
나이기 전부터
나라고 불리기 전부터
줄곧 미완성이었지만
나였던
사랑, 사랑해
곱게 중첩된 완성형의 언어로
나를 부른다
발가락을 꼬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