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

아들에서 남자로

by 이지완


《면도기》


욕실에 나란히 걸렸다

아들의 동심이 자라

굵어진 턱덜미에 듬성듬성

시나브로 마술처럼 변했다

남자가 큰다는 것은

보드라웠다가 까칠해지는

편도 여행

세상의 날카로움 버틴 흔적을

아침마다 잘라내 새로워지는 일


살짝 나중이면

저것마저 떠날 텐데

나란히 자리 잡아 사는 동안

자주 마주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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