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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에나 Oct 14. 2019

운동선수는 아닙니다만

경험의 취향 #1.  운동의 취향




“학생 무슨 운동해? 배구? 유도?”


 대학생 시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집에 가려고 지하철을 막 탔을 때였다. 몰려든 인파에 떠밀려 노약자석 앞에 서게 되었고 한 어르신이 어깨에 메고 있던 내 보스턴백을 보면서 천진스럽게 물어보셨다. 이런 상황은 내게 꽤 흔한 일이었다.


 174cm. 딱 벌어진 넓은 어깨. 건장한 체격. 귀가 겨우 덥히는 숏 커트 머리. 어깨에 짊어진 큰 보스턴 백.


전지훈련 가는 체대생으로 보기에 충분한 비주얼이었다. 씨름이나 역도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운동선수 조건과 맞먹는 신체조건을 가졌지만 나는 스포츠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운동선수 제안은 몇 번 받아봤지만, 그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거절했다.



“오늘 저녁때 같이 모여서 축구 볼 건데, 너도 올래?”

“선배, 감사하지만 전 안 갈래요.”

“안 본다고? 왜? 한일전인데.”

“네. 전 구경하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게 더 좋아요.”



 2006년 월드컵이 벌어지던 참이었다. 친했던 선배는 함께 경기를 보자며 나를 초대했지만, 언제나처럼 스포츠 관람은 별로 내키지 않았다.


 운동을 즐김에 있어 나는 확실하게 노선이 정해져있다. 구경보다는 직접 참여하는 걸 좋아해서, 숨이 차더라도 내가 달리는 게 더 재밌다.



 “좋아하는 운동 있어요?”라고 질문을 받으면, 망설임 없이 몇 가지 운동이 떠오른다. 자전거, 수영, 캐치볼이다.


나의 자전거 친구,  키키

 ‘자전거’를 처음 배웠던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한창 자전거가 TV광고를 타고 유행하기 시작했고, 아빠에게 타는 방법을 배웠다. 겁이 많고 운동신경도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몇 주간 많이 넘어지며 어렵게 배웠다.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어느 순간 자전거 두 바퀴에 의지한 채 균형을 잡고 달릴 수 있었다.


 답답함을 느낄 때면, 자전거를 타고 넓은 운동장이나 차가 없는 도로 위를 달렸다. 조금 위험하지만 언덕길 위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 내려오는 것도 좋아했다. 가파른 언덕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내달리던 자전거가 길 끝에서 날아오를 것 같았다. 꽉 막혔던 마음이 순식간에 후련해졌다.




 ‘자전거’가 스트레스 풀기에 좋다면, ‘수영’은 마음의 긴장을 잊기 위한 최적의 운동이다. 수영의 시작은 물에 몸을 띄우기인데, 마음이 긴장하면 몸도 함께 굳어서 물에 뜰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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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야기는 <안녕, 나의 취향!> 책을 통해, 이어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bookk.co.kr/book/view/69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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