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주제지만 사실 답은 없지.
우정. 사랑. 삶.
사실 세 개의 단어를 정의하기에는 아직 내가 너무 미흡한 것 같다. 어느 정도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매번 새로운 변수에 당황하고 놀란다. 앞서간 선배들을 따라 하자니 벅차기만 하고 나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잘 나아가는 후배들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개중 실패를 겪고 힘들어하는 이도 있지만 그들을 위로해 주기에는 아직 나 또한 우정, 사랑, 삶에 관해 그렇게 많이 아는 것이 없다. 열심히 쌓아 올린 모래성이 한 줌의 바람에 스러지는 것처럼 예기치 못한 일들과 당연하게 지나가는 시간 앞에 내가 쌓아왔던 우정과 사랑과 삶이 무너질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나마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사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 심장이 뛰고, 누군가를 만날 때 편안하고, 누군가를 만날 때 삶이 윤택해지는지 그냥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어떻게 위장하는지 모르고 본능적으로 환경에 맞게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자신이 어떻게 나는지 모르면서 끝도 없이 날개를 움직이는 호박벌처럼. 그냥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그 감정이 가장 솔직한 대답이지 않을까 싶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배가 고픈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상형이니,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니, 삶을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인지에 대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위기감이 느껴질 때 사람은 열심히 살게 되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때 그게 우정이 되는 것 같다. 거의 느껴본 적이 없지만 사랑도 비슷한 게 아닐까 싶다. 보는 것 만으로,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 심장박동 소리가 느껴진다면 그게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인간뿐 아니라 수많은 동물이 그렇게 디자인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제 짝을 찾을 때, 제 무리를 찾을 때,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건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우정과 사랑과 삶은 모두 본능이라는 카테고리에 담겨있다고 본다.
일단 지금은 오랜만에 본능적으로 라는 노래를 들으러 가야겠다. 흠... 이건 너무 본능적인데... 크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