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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안 Nov 27. 2024

내가 너에게 생채를 나눠주마!

아주우 조아. 그런 자세!

동네 언니가 무생채를 만들었다면서

나눠주마 했다.

아주우 조아. 그런 자세!

복 받을꺼시야.
언니가 나눠주겠다는 생채는

아침 등굣길 학교 주차장에서 건네받기로 했다.


바쁜 등굣길.

매일 그렇듯이 구불텅거리는 2차선 국도를

카레이서마냥 부웅 달려 학교로 내려가서
첫째를 내려준다음
주차장에서 생채를 기다렸다.


정확히 8시 29분부터 8시 33분까지 기다린다음

생채에게 사정이 있어 쫌 늦나 보다. 생각했다.

둘째 픽업시간이 임박하는지라

다시 부앙 차를 돌려 학교를 빠져나왔다.


학교 앞 ㅇㅇ슈퍼를 지나

삼거리 로타리 부근에서

집 쪽으로 올라오기 위해

이제 막 왼쪽으로 회전을 하며 차를 돌렸다.



그때 로타리 오른편에서 학교 쪽으로

직진해 내 달리던 하얀 차와

로타리에서 딱 맞닥 들였다.
그 차엔 온 가족이 탔는지

얼핏 봐도 차 안에 사람이 가득했다.


내차와 부딪힐뻔했다고 생각했던지

그 차는 키익! 급브레이크를 밟아 멈췄다.

온 가족 몸은 앞으로 홱 쏠리는가 싶더니

앞으로 쏠린 몸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은 뒤

내 차를 향해서 뭐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아이들 등교시키는 아침시간은

늘 마음이 조급해서

그 차를 돌아볼 여유도

그 차에서 뭐라 하는지 신경 쓸 시간도 없었다.


난 매너 있게 양보해 줘서 고맙다는 신호로

오른손을 얼른 들어서 인사를 했고

마음이 바쁘니 곧장 직진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차가

그렇게 지나친 내 차를 항해

위아래로 쌍라이트를 파바박 쏴댔고

게다가 온 동네가 떠나갈 듯이

엄청나게 큰소리로 크락션을 눌러댔다.

뿌아아앙.뽱. 뽜앙.뽱.빵

그것도 차를 길가에 세우고 말이다.


아니 저런. 버르장머리 없는 인생을 봤나!

뭔데?

저차 왜 저래?

내 차가 똥차라고 지금 무시를 하나아.

지금 이거.

내가 육지껏이라고 무시하는 것이여?


나는 혼자 기분이 상해서

내 뒤에서 내 차를 보고서

연신 쌍라이트를 쏘아대고

빵빵빵 크락션을 눌러대는 그 차를

한참 지나와 뒤돌아봤다.


그리고는 그 차를 무시하

더 힘차게 엑셀을 꾸왁 밟고는
나 잡아봐라~하듯이 내뺐다.
그것도 백미러로 그 차가 나를

쫒아오나 안 오나 확인하면서 말이다.

메롱이다. 시꺄!


집으로 올라오는 내 내 이렇게 꽁알 꽁알댔다.

A C! 진짜.

별 꼴 다 보겠네.

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래서 안된다니까아.

아니. 똥차도 굴러다니는 찬데 말이지.

왜 무시를 해?

차를 로 바꾸든지 해야지.젠장!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전화가 왔다.
생채 언니였다.
내가 전화를 받자마자

언니는 기이이인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아.
야!

너.


아까 로타리에서 니 차보고
쌍라이트에 크락션까지 누르면서

그르케 서라  난리를 쳤구만은

왜 보고도 내빼냐?


그렇다.

약속시간에 늦은 언니는 생채를 싣고

학교를 향해 부앙 부앙 전속력으로 달려오다가
로타리에서 내 차를 발견하고는

급 브레이크를 끼익 밟아 차를 멈추고서 외쳤다.


엇!

또리네 차다!


또리야아아

차세워봐아아

생채 가꼬가아아아아아아아


하는 걸

난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했다시피

아침부터 똥차 운전자에게 시비 거는

매너 없고 폭력적인

양아치 운전자 취급을 했던 거다.



또리야아아아아아

아. 생채 가꼬가라고오!

야아아아아아아아!!!!!

(쌍라이트. 팍팍팍! 크락션. 뽱.뽜아앙.빵.빵)


내빼냐고오오.

생채 여깄다고오.

이것아아아.

헤엑!

쿨럭! 쿨럭! 쿨럭.

그날 아침 등굣길에서 벌어진 상황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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