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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Aug 11. 2020

미니멀하지만 패셔너블하게 살기로 했다

Photo by freestocks on Unsplash

 

옷을 살 때 마음에 든다고 족족 사들이지 않는다. 그런 습관을 계속 유지하다가는 매 계절마다 후회하는 옷이 생긴다.


대학생 때는 위아래 스타일링은 생각 안 하고 끌리는 대로 옷을 사는 비율이 높았다. 사회 초년생 때 옷 쇼핑에 반년 매진하고서야 차츰 옷 잘 사는 법을 익혀나갔다. 요즘의 나는 정말 필요한 옷만 사는 편이고 몇 가지 수칙을 정해두고 쇼핑에 나선다.



베이식 – 클래식 – 포인트 품목 순으로 구입할 것

옷 중에는 사계절 자주 입거나 활용도가 높은 기본 아이템이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는 화이트 티셔츠, 블랙 플레어스커트, 블랙 팬츠, 책이나 서류가 들어가는 넉넉한 크기의 백, 무늬 없는 화이트 운동화, 삭스 부츠를 꼽는다. 고민 없이 입는 옷, 다른 옷을 잘 받쳐주는 배경이 되는 옷이다.

매년 구입하는 품목 중 하나인 화이트 티셔츠.   @zara


1년 패션을 돌아봤을 때 위 6가지 아이템을 입는 횟수가 가장 많다. 보풀이 많이 일거나 원단이 헤지면 버리고 새로 구입한다.

색으로 따지자면 화이트, 블랙을 기본으로 블루, 베이지, 그레이를 두루 갖추면 옷 입기가 쉬워진다. 본인에게 가성비가 좋은 브랜드를 기억해 두었다가 쇼핑 시 1순위로 찾아보면 시간과 품을 아낄 수 있다. 기본 아이템은 입는 횟수, 색, 브랜드를 조합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최적화해 놓자.


다음은 유행을 잘 타지 않는 타임리스 아이템에 비중을 둔다. 대표적으로 트렌치코트를 들 수 있다. 군용 방수복이었던 버버리 코트는 이제 가을 패션의 대명사가 되었다. 기본 디자인뿐 아니라 유행에 따라 칼라나 소매 폭, 전체 길이 등을 달리하며 매년 쏟아지는 클래식 품목이다.


대표적인 타임리스 아이템으로 꼽히는 트렌치 코트. @Burberry(좌), @ZARA(우)


그동안 여러 벌의 트렌치코트를 거쳤다. 현재는 기본 디자인에 무릎 위 5cm 길이의 ZARA 제품으로 소장 중이다. 잘 구입한 트렌치코트는 가을 스타일링의 효자 아이템으로 오래 입을 수 있다. 유행을 타는 디자인을 지양하고 가지고 있는 옷과 여러모로 어울리는 것으로 고르자. ZARA, h&m 같은 SPA 브랜드부터 국내 여성 브랜드, 하이엔드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나오는 디자인이니 선택의 폭이 무궁무진한 도 장점이다.


샤넬의 트위드 재킷 또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아이템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이제 다양한 브랜드에서 샤넬 재킷 스타일을 매년 선보인다. @chanel


비슷한 예로 샤넬의 트위드 재킷 디자인은 봄에 잘 어울리는 대표 아이템이다. 정장 및 캐주얼에 모두 활용 가치가 높아 내셔널 브랜드부터 인터넷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매년 출시한다. 역시 자신에게 어울리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봄 아우터 고민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요즘은 여름용 반팔 디자인도 심심찮게 보인다. 결혼식, 동창 모임, 데이트 등 어디에 입고 나가도 격식에 위배되지 않는 분위기 덕에 사계절 순항 중이다.

이 외 블랙 재킷도 타임리스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면접용 의상,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 각종 경조사 등 다양한 상황에 활용도가 높은 의상이다.


액세서리로는 진주 귀걸이를 들 수 있다. 어떤 장식도 없이 진주알만 있는 디자인은 오피스룩부터 캐주얼룩까지 모든 옷을 커버하는 몇 안 되는 액세서리이다. 나이와 스타일을 넓게 커버하는 만능 귀걸이인 셈. 하얀 진주색이 기본이지만 옷 스타일에 따라 핑크, 그레이 진주를 취향껏 선택하면 그만이다.


타임리스 아이템을 계절별로
 하나씩만 구비해도
옷을 입을 때 스타일링 걱정을
 한결 줄인다.


남녀노소 잘 입는 또 다른 클래식 아이템으로는 피케 셔츠도 손꼽힌다. 흔히 폴로셔츠라고 불리는, 깃이 있는 티셔츠로 매년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폴로를 대표로 라코스테, 빈폴, 헤지스 등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한다. 캐주얼하면서도 격식을 잃지 않는 옷 중 하나다. 하의와 매치하기 좋은 특성도 활용 가치를 높인다.


이런 타임리스 아이템을 계절별로 하나씩만 구비해도 옷을 입을 때 스타일링 걱정을 한결 던다. 오리지널 브랜드를 넘어 이미 전 세계적으로 대중에게 사랑받은 디자인. 워낙 많은 브랜드에서 내놓다 보니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입을 옷이 없을 때 타임리스 아이템이 있는지 점검해 본 후 쇼핑 우선순위에 올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베이식과 타임리스 아이템이 충분하다면 그 후에는 이 옷과 어울리는 한 벌을 맞추며 옷을 구입하자. 실속 있고 단단한 옷장을 구성하는 법을 서서히 익히게 될 것이다.


포인트 아이템은 계절별 1~2개를 산다는 마음으로 가장 절제해야 한다.



마지막은 전체 옷 대비 가장 적은 예산을 들이고 옷장 속에서 작은 면적을 차지해야 하는 포인트 아이템이다. 스타일링에 정점을 찍는 만큼 컬러와 패턴이 화려하거나 디테일에 개성이 넘친다. 또한 트렌디하다. 이런 아이템은 계절별로 신중하게 소수만 구매하는 편이 현명하다. 어차피 유행이 지나면 입는 빈도가 떨어져 방치되기 십상이다. 가장 화려한만큼 쉽게 질리는 확률도 높아서 과하게 투자할 이유가 없다.


포인트 아이템은 계절별 1~2개를 산다는 마음으로 가장 절제해야 한다. 더군다나 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살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이런 아이템은 1년에 수십 번 이상 입어서 값어치를 충분히 해내지 않으면 가장 후회하는 아이템 1순위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라 할지라도 중고로 되팔 때는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에 비해 가격 보존율이 떨어지니 주의하자.


컬러와 디자인이 다른 옷에 비해 확연히 튀는 옷과 액세서리는 필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과 어울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앞선 포스팅에서 여러 번 강조한 한 벌을 만드는 연습이 필수이다. 이 물건을 으로써 몇 벌의 옷에 활용할 수 있는지 입어보고 거울로도 확인하자. 과거에는 쇼핑을 할 때 나를 돋보이게 하는 아이템에 반하고 속속 사들였다. 직업상 유용하게 잘 활용했지만 수명이 짧은 것은 분명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에 비해 싫증이 잘나고 1~2년만 지나도 너무 튀어서 외출하기 민망한 이 되어 버린다. 현재의 옷장엔 그때 샀던 옷, 가방이 대부분 사라졌다. 특별한 날 신고 나가기 좋은 몇몇 구두만 살아남았다.


옷을 구매할 때 이렇게 크게 세 종류로 나눠 예산과 개수를 조절하면 굳이 많은 옷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스타일리시하고 탄탄한 옷장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진정한 멋쟁이는 가장 자주 입는 옷부터 태가 나기 마련이다. 위 순서대로 옷 고르는 안목을 다져가면 어떤 옷을 사더라도 실패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른 예산 운용으로 현명한 소비에 도달한다.


이제 옷을 적게 사고도 충분히 내 스타일을 구현한다. 쇼핑에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 미니멀하지만 패셔너블하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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