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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May 18. 2022

‘내 애’ 아니고 ‘내 개’

우리 집 반려 식구 '호두'를 소개합니다

우리 집 반려견 네 살 '호두'

-유독 힘들었던 2018년에 우리 집 반려동물 ‘호두’를 만났다

-‘호두’라는 이름을 먼저 짓고 그 이름이 잘 어울리는 반려견이 우리 가족이 되었다

-호두와 함께 산 지 4년 차, 나의 반려 식구 ‘호두’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 친구는 20대에 결혼해서 벌써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반면, 나는 여전히 싱글이고 우리 집에는 ‘내 애’ 대신 ‘내 개’ 그러니까 호두가 함께 산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내 나이가 되면 당연히 결혼을 하여 빠르면 자식을 가진 부모가 되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결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법. 난 아직 미혼이다.



호두가 우리 집 식구가 된 지 4년 차 달라진 점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제일 많이 반기는 존재 (이 모습을 보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반려동물은 견주를 닮는다고 한다. 그래서 호두가 돌+I 같은 모습을 보이면 스스로 내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 내가 저랬나..?

-부지런해지는 삶

 :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선생님이 반려동물이 산책을 자주 하는지는 ‘반려견 발’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견주와 상담을 할 때, 산책을 자주 나가는지 항상 묻곤 한다. 그만큼 반려견과 삶에서 ‘산책’ 이라는 단어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들끼리 맛있는 거 먹을 때 죄인이 되는 삶

 : 옆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 눈’을 하고 바라보면 죄인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간식을 주게 되는데 그 악영향으로 입 짧은 호두는 식사를 거부하기도 한다. 늘 딜레마가 되어버리는 부분.



하루 일상 중에 반려견이 있어서 더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수시로 반려견 냄새(특히 ‘꼬숩내’라 불리는 반려견 발 냄새)로부터 안정을 찾을 수 있을 때, 극히 중독성이 강하다. 함께 산책을 나가면 무작정 걷는 게 아니라 길가에 앞서 지나갔던 반려동물들 흔적을 찾는 재미가 있다. 줄여서 ‘1보 3킁’이라고 말하는데, 호두는 특히 친구들 쉬야 냄새를 좋아해서 땅에 코를 박고 킁킁대기 바쁘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꼬리를 헬리콥터 마냥 흔들고 반기는 호두 덕에 저절로 신이 난다. 또 유난히 깔끔한 호두가 밥을 먹고 사료가 묻은 입을 침대에 닦으며 유난 떠는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재롱 피우는 모습에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기도 한다. 단어 중에서는 '산책', '목욕', ‘까까’는 반려견이 필수로 알아듣는 단어이므로 ‘ㅅㅊ’(시읏치옷)이나 'ㅁㅇ'(미음 이응)로 변환해서 말해야 하는 가족끼리 나름의 룰이 필요하다. ‘산책’은 정말 나갈 준비가 되었을 때만 말할 수 있다. (말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



‘어응이’가 정말 어응이가 되어버린 에피소드


한 번은 집안 청소를 하면서 걸레질을 하려는데 호두가 걸레가 낯선지 자꾸만 방해를 했다. 그래서 겁을 주려고 ‘어응~’이라고 말했는데, 그 이후부터 호두는 '걸레’ = ‘어응’로 알아들었다. 그래서 '어응’이라고 말하면 기똥차게 걸레가 있는 위치로 가서 위를 쳐다본다, 마치 어서 걸레질을 하라는 것처럼. 이런 모습을 보면 참 웃기기도 하면서 반려견이 생각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깨우치곤 한다.



반려견을 키우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    

반려견 산책은 최소 하루에 1번 이상 필수다. (가능하면 1일 2회 이상)

주기적으로 목욕과 위생관리는 필수다. (위생 관리 : 발톱, 발 털 관리, 항문낭 짜주기, 위생 미용 등)  

체중에 비례하여 반려동물이 먹는 양은 생각보다 작다.                                                                            (호두는 3.3kg인데 먹는 양도 체중에 비례하여 아주 적게 먹는다고 보면 된다.)    

초기에 면역력 생성을 위해 몇 차례 이상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접종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 처리는 여전히 보완되어야 할 점이 많아서 병원비가 많이 든다.                                               (그래도 초기 예방접종 비용과 특이한 경우(수술)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는 않다.)

생각보다 반려견을 키운 후로 삶의 많은 부분이 반려견 위주로 변해야 한다.


그럼에도 반려동물

요즘에는 1인 가구도 많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그만큼 유기되는 동물도 늘었고,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도 많아졌다는 부분이다. 매주 일요일, SBS 동물동장을 통해 보도되는 수많은 유기 사례를 보면 반려인으로서 마음 한구석이 처참히 무너진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한순간의 충동적인 느낌으로 결정하면 절대 안 된다. 더 신중히 생각하고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결정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그런 판단으로 내린 결정이라면 분명 반려인도 반려동물도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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