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먼저

by 청리성 김작가
좋은 몫을 얻기 위해, 필요한 마음


직장 생활에서 가장 스트레스받는 상황은 무엇일까?

7~8년 전, ‘직장인들이 퇴사를 결심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사내 발표용이었다. 왜 준비했는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조사 결과를 보고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퇴사의 절대적인 이유가, 업무와 관련된 것보다,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알고 있다. 그만큼 언론이나 매체에서 많이 소개했다. 그 이유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다. 결국은 세대 간, 이해할 수 없는 문화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이제 퇴사의 이유를, 업무나 회사의 비전 등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퇴사를 결심한 것은,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퇴사의 많은 이유가 사람 때문이라는 것은,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는, 퇴사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 새로운 영역의 일을 해보고 싶다거나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조용히 떠나고 싶어 한다. 말해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과 어차피 떠날 건데 굳이 말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다. 퇴사의 이유가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작년에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으로, 설문조사 한 기사를 찾았다.

퇴사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다. <직장인 52.1% “퇴사하는 진짜 이유 숨겼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1위를 한 내용은, ‘상사/동료와의 갈등 때문에’이고, 밝히지 않았다는 비율이 65.7%, 밝혔다는 비율이 34.3%였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순위는, ‘조직 문화가 나랑 맞지 않아서’, ‘직급/직책에 대한 불만 때문’, ‘지켜지지 않는 워라벨 때문에’ 등등이 있다. (출처: 동아닷컴/2020.4.13.) 실제 조사 결과, 퇴사의 가장 큰 이유가 사람 때문이라는 것과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퇴사하는 사람 대부분이 누구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오랜 시간 회사에 다닌 사람이 아닌,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환경과 많이 다른 직장 생활이 힘들게 느껴졌으리라 생각된다.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것은, 먼 나라 이웃나라 같은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떠나던 회사 생활이, 습관이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처음에는 본의 아니게 그랬어도, 반복되면서 자신에게 합리화를 시키기 때문이다. 요즘은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기성세대가 20~30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서적이 다수 쏟아져 나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한쪽에서 강요하거나 무조건 따르는 문화가 아니다. 일방통행으로 흘러가는 조직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


일방통행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이런 문화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의 흐름으로 흐르기도 한다. 며칠 전, 기업에서 신입 직원 교육과 컨설팅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설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황당한 사례를 들었다. 단체 메신저 방이 일상화되다 보니 생긴 사례다. 업무 종료 시각이 좀 지난 시간 그리고 주말에 누군가 한 번 메시지 올린 것을, 인사부에 고발까지 했다는 말이다. 여러 번도 아니고 자주도 아닌 딱 한 번인데. 솔직히 너무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는데, 극단적인 사례만 들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왜 사회생활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타인에게 맞추면서 살아갈 순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자기 생각에 맞춰야 한다고 강요할 수도 없다. 내가 맞추는 노력과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는 요구를 적절하게 해야 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을 떠올려본다. 내가 ‘먼저’다. 모든 불화의 원인은 ‘네가 먼저’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음이 동요하지 않더라도, ‘내가 먼저’라는 생각으로 말과 행동을 하면 더 좋은 몫을 얻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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