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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Jul 05. 2020

T08_홋카이도-오늘은 관광객 모드 충만하게

Part 7. 관광객이란 무엇인가

(뭔가 타이틀 사진이 맘에 안드는군...)


드디어 길고 긴 일정이 막바지로 다다르는 날. 이전과 다르게 완벽한(!) 계획을 세워 이동을 했고, 첫 글(https://brunch.co.kr/@ryumiverse/5) 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계획의 70%는 달성한 것 같다. 이쯤에서 살펴보는 계획의 진척도. 다녀온 곳을 녹색으로 칠해 두었다.


제법 많이 다녔지?


이제 그리고 마지막 7일째 - 8일째의 아침은 일어나서 공항으로 이동하면 '끝'인 일정이고, 오늘은 이제 로케일 설정이 일본으로 적응 완료된 두뇌로, 전형적인 관광객모드로 삿포로를 돌아다닐 예정. 일정을 보면 알겠지만, 일정이 없다(?!)


오늘은 소소한 관광객모드


#Day 7

흐린 날 아침. 오늘은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다녀오는 걸로 오전 일정이 Full. 이젠 익숙해진 삿포로 역에서, 서서먹는 소바 집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다. 어차피 남쪽에서 삿포로 역을 관통해서 북쪽 출구로 나가야하니, 북쪽 출구에 있는 소바집에서 간단하게.


저렴한 이런 가게들이 오히려 재미난 경우가 많다.


가끔 '여행'이기에 특별한 곳도 찾아가지만, 이렇게 저렴한 가게(저 한 그릇이 470엔)에서 현지인 사이에 스윽- 섞이는 경험을 더 좋아하긴 한다. 그 안에서 있으면서 찾게되는 '특별한 경험'은 예약을 하거나, 열심히 찾아가서 몇시간을 기다리거나, 가격 대비 실망을 하는 '특별한 곳'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경험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 삿포로 맥주 박물관


뭔가 술 여행인거 같지만(...) 이런 공장, 박물관, 증류소를 찾아가는 것을 제법 좋아한다. 삿포로에 왔으니 당연하게 삿포로 맥주 박물관도 가야한다(??) 가기 전, 계획을 세우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홈페이지(https://www.sapporobeer.jp/brewery/s_museum/)의 공지에서 홋카이도에 있는 동안 신년 연휴가 끼어 있다는 점이었고 간신히 오픈이 맞는 날짜가 오늘이었지만...유료 투어가 없고 시음을 할 수 있는 스타홀(물론 유료...지만 신선한 맥주를 먹는다는 것!)도 문을 닫는 다는 것.


흐린 날, 쭐레쭐레 걸어서 간 박물관.


소바의 힘으로 맑았다 흐리기를 반복하는 하늘 아래서 도착. 상징인 빨간 별을 보고 들어가면, 예전 맥주 보관통을 쌓아둔 '시그니처' 장소를 만나게 된다. 신년이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고, 평일이라 사람은 한산.


위엄을 자랑하는 건물.


벽돌 건물을 구경하다가 들어가면, 자유 관람은 무료이다. 확실히 '디테일의 나라' 일본, 삿포로 맥주가 어떻게 세워져서,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광고를 했고, 어떤 병을 썼는지, 디테일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다.


맥주를 발효시키는 곳을 따라 올라가면서 위엄을 또 느낌(?)


뭔가 복잡한 역사가 있는데(...) 홋카이도 개척 당시 외국인이 사탕무를 재배하고자 했고 이 사탕무 가공 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건물을 당시에 맥주 브루어리가 세워지면서 공장으로 활용하는 가운데, 설탕 사업이 사양길에 들어서면서 삿포로 브루어리가 아예 인수를 했다고 하는...(Info from https://en.wikipedia.org/wiki/Sapporo_Beer_Museum)


실제로 일본 양조장 역사는 좀 복잡하다. 개항 이후 독일에서 맥주, 영국에서 위스키를 배워 일본 내에서 다양한 양조장과 증류소가 세워졌었다. 지금으로치면 이런 곳곳의 개인, 지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이 통합되고 인수되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산토리, 아사히, 기린, 삿포로...와 같은 회사들이 되었다. 지금도 이런 복잡하고 짧지는 않은 역사로 '술 산업'에 있어 일본 회사들의 영향력은 크다. 필스너우르켈, 코젤과 같이 유럽의 맥주회사들도 인수하고, 삿포로만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있는 샴페인 Taittinger, 와인 Yellow Tail, 리쿼 Martini나 Bacardi 등과 같은 브랜드(Info from https://www.sapporobeer.jp/)를 가지고 있다. 증류소와 브루어리를 다니면서 얻는 잡학지식


문을 열어다오...;ㅁ;


아쉽게도 맥주 맛을 보진 못했지만- 뭐 나름의 만족. 삿포로도 가보고 아사히도 가봤으니...이제 기린만 가면 되나 가긴 갈 수는 있나


2) 사카나야 간넨(がんねん)


버스를 타고 다음으로 가는 곳은 식당이다. 그런데, 그냥 식당이 아니다. 니조시장(二条市場) 바로 옆에 있는 가게. 8시부터 2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홋카이도 곳곳의 특산 생선을 사용한 생선구이, 최고 품질의 '이쿠라돈(イクラ丼, 연어알 덮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이런 곳에 이런 가게가 있을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가보니...이전에 왔을 때 묵었던 Airbnb 건물의 1층(...), 바로 니조시장 옆. 니조시장에 많은 관광객들이 가는 '카이센동(海鮮丼)' 집이 있다고 하는데, 일단 그 곳은 후보군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런 곳이 있는데 왜...?'의 느낌...? 이번 식사는 로컬의 느낌을 내보자! 당연히 영어메뉴 따위는 없고, 일본어가 가능해야하는데...생선 이름도 한자로 적혀있다(!)


메뉴판과 '오늘의 메뉴'에 있던 은대구 구이, 그리고 해산물 덮밥, 카이센동.


주문한 메뉴는 '오늘의 메뉴'인 약간의 미소에 버무려 구운 은대구 구이, 그리고 다양한 해산물을 올린 카이센동. 당연히, 맥주 삿포로 클래식도 하나. 여행자에게 낮맥은 필수 


여기, 제대로다. 어설픈 카이센동집하고 다르고, 카이센동도 그렇지만 생선구이류가 5점 만점에 5점! 그래서 어차피 니조시장에서 해산물을 사서 넣어놓기 위해 집에 들러야 하니- 임연수 구이도 단품으로 하나 사가도록 한다! 쓰다보니  먹고싶군?


3) 니조시장(二条市場)


오사카에 가면 쿠로몬 시장을 가고, 도쿄에 가면 아메요코초를 간다. 삿포로에 오면, 니조시장을 간다. 물론, 쿠로몬 시장도 그렇고 니조시장도 '실망에 가까운' 곳이긴 하다. 쿠로몬 시장은 너무나도 관광지화 되어버렸고, 상인들은 불친절하다. 니조시장도 어느정도 관광지화 되어버린데다가, 가장 유명하다는 해산물 시장의 규모 자체도 크지 않다. 만일 시장만 본다고 하면 10분 컷...?


그렇지만 여기에 온 이유는 새우와 우니(성게)를 사기 위해서이다. 마지막 밤의 파티는 즐겨야 하니까요...?


홋카이도의 성게가 제법 유명한데, 가게들을 알아보다가 우니도 종류가 엄청나고 종류에 따라 맛이 다른 사실을 알았다. 가고 싶었던 가게 중 하나인 http://www.sugino-unizenya.com/에서 공부(...)


작디 작은 시장...이지만 분위기가 우리나라 노량진과 비슷한 느낌이다.
새우를 사는 중. 신문지에 싸주는 레트로 시장(??)


시장은 시장. 적당히 흥정하고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면 가격이 약간 할인된다! 무염 우니를 500엔 깎아 3,500엔에 사고, 보탄에비(도화새우) 400엔짜리를 3마리 구입.


4) 타누키코지 상점가(狸小路商店街) + 주변


삿포로에서 이곳저곳을 다니다보면, 빠지지 않고 지날 수 밖에 없는 길이 타누키코지. 7개 블록에 걸쳐져 있는 상점가로, 삿포로역에서 스스키노역으로 가는 방면으로 스스키노 바로 직전에 위치한다. 우리가 아는 '일본'의 이미지들이 이곳에 가득. 마츠모토키요시, 돈키호테와 같은 체인 상점도 있고, 작은 가게들도 있다. 한 블록 아래 스스키노쪽으로 가면 백화점과 명품 가게들이 있는 거리.


무...무슨 일이죠 ㅇㅅㅇ?!


다시 눈이 오고, 바람이 세졌다. 간판이 떨어지고(...) 해는 저물고 있다.


관광객으로 보내는 하루니까, 관광객 코스로 간다. 커피 한 잔의 시간, Baristart Coffee로 Go-


1) 바리스타트 커피(Basristart Coffee)

라떼를 즐기지 않지만, 즐길 수 밖에 없는 맛.


홋카이도가 해산물 이외에도 유명한 것이 낙농업. 이곳에서 홋카이도의 지역과 품종별로 생산된 우류를 가지고 라떼를 만들어주는 카페이다. 가게가 엄청 작아 4석 정도 뿐이지만, 좀 늦으면 인기많은 우유 라떼는 품절이 될 정도로 관광객들과 지역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카페. 아마 우리나라의 온갖 삿포로 여행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2) 북오프(Book-off)

한때 우리나라 신촌에서도 매장을 운영했던 북오프. 물론 망했 매 번 일본을 오면 자잘한 재미가 있어 들르는 편이다. 삿포로 매장은 제법 커서, 뭐가 있을까 싶어 들러보았고...


원래 찾는 것은 없는 것이 북오프의 국룰.


'요쯔바랑!(よつばと!)' 14권과 에반게리온 극장판 OST를 득템하게 된다. 그러고보니 살까 말까하다가 고민해보고 나올때 결정! 했던 에바 피규어가 생각났


3) 돈키호테(Don Quijote, ドン・キホーテ)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돈키호테. 돈돈돈 돈키- 돈키 호오테에-



이전에 P시리즈의 글(https://brunch.co.kr/@ryumiverse/4)에도 쓴 적이 있는데,  사진도 똑같 돈키호테는 그들의 컨셉을 유지하면서 디테일을 잘 챙기고 있는 매장이다. 물론 자주 일본을 다니면서 돈키호테에서 물건을 사는 횟수는 확연하게 줄었지만 여전히 갈 때마다 대강이라도 둘러보는 이유는 그런 디테일이 살아있는 매장과 서비스, 그리고 '이번엔 또 뭐가 있나'하는 궁금함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일본에 160개 이상, 싱가포르에 8개, 태국에 2개, 홍콩에 2개, 하와이에 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도쿄 스기나미에서 1980년 "저스트"라는 이름으로 오픈 이후, 1982년 도매로 전환했다가 "돈키호테" 매장을 도쿄도 후추시에서 1989년에 오픈하면서 소매 매장으로 전환. 1998년 도쿄증권시장에 상장했다.
* Info from https://en.wikipedia.org/wiki/Don_Quijote_(store)


갑자기 생각 난 김에 찾아보았읍니다. 잠시 듣고 가시죠(...)


다녀오면 몇시간 중얼거리게 되는 마성의 노래


4) 스프 카레 스아게+(Suage+)

삿포로에 오면 또 꼭 빠지지 않는 메뉴가 스프 카레. 왜 스프카레가...? 했는데, 이런 역사가 있다고 한다.


1970년 대 삿포로의 '아잔타'라는 곳에서 카레와 중국식 약선 요리 기반의 치킨 스프를 발매. 고객이 이를 합치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야쿠젠(약선) 커리'로 발매되었다가 치킨, 채소 등이 더해지게 된다. 1993년 '매직 스파이스'란 삿포로의 가게가 '스프카레'라고 이름을 붙여 발매했다고 한다.
* Info from https://www.japantimes.co.jp/life/2019/07/20/food/ongoing-evolution-japans-soup-curry/


어쨌거나 역시나 삿포로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스프카레집. 보통 몇시간도 줄을 선다고 하는데, 본점을 거의 대기없이 착석. 다루마 본점도 그렇고 무슨 일


흠 뭐 그렇구나...의 느낌


뭐 우와!하는 맛까지는 아니고 '그렇구나' 정도의 느낌. 나중에 계산을 하면서 알았는데, 한국에도 'Suage K'라는 매장을 홍대 부근에 오픈했다고 한다.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일어나서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가는 일정.


오늘도 신나게 먹고 마신다(...)


오늘 사온 새우, 우니, 그리고 임연수 구이로 마지막 밤의 파티. 신년을 색다른 곳에서 맞이하고자 했던 계획은 성공했고, 다른 곳을 돌아보는 일정도 모두 소화를 했다. 이전과 다른 여행의 패턴도 색다른 경험이고 성공적인 경험.


내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이제 여행은, 다시 어디서 시작하게 될까-


To be continued.


♬ T Series - https://brunch.co.kr/magazine/t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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