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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숲섬 Sep 28. 2024

여름의 끝

정은영 詩


      

고요를

침묵을 모르고 까불었습니다   

  

손가락을 찌르던 가시들을

칼로 쳐낸 뒤 불에 올립니다

쪼그라드는 초록빛 열망    

 

그러고 보니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들으며 자라난 선인장입니다     


나와 선인장은 익숙한 듯 악수도 하였지요

가시를 맞대고 서로에게 의지한 채

나이 들고 있었지요     


오븐 속 뿌리가 바짝 불타고 있습니다

오후 네 시 해변의 천막 극장이 해체됩니다

첨탑의 첫 번째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끝내 뒤집지 못할 무서운 예감이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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