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친구와의 대화에서 떠오른 사랑 지론에, 한나절을 보내고서야 알았다. 어쩌면 내가 제일 약한 말은 사랑보다도 '보고 싶다'였던 것 같다. 들었을 때 마음이 약해지기로도, 내가 하기 힘든 말로도 제일이다.
실제로 누구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정말 오래 알았거나 좋아하는 친구, 가족에게도 그랬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보러 갈 수 있으니까. 공수표를 싫어하고 무책임한 스스로를 못 견디니까 비겁한 말이라고 생각해서 쓰지 않는 줄 알았지.
사실은 내게 솔직해지고 내가 약하다는 걸 인정해야 할 수 있는 표현이라 쓰지 못했던 거였다. 그래서 보고 싶다는 말을 해주는 친구들을 보면 머리로는 공수표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사랑하게 됐던 것 같다. 내게 없는 용기라는 걸 알아서.
좋아함을 말하기도 사랑을 말하기도 참 어려웠는데
이제는 언젠가 보고 싶다는 말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면 좋을까 싶다. 아직은 보고 싶으면 만나러 가는 일밖에 못하는 사람인데, 요즘은 보러 갈 수도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