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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Dec 22. 2021

조직문화 개선 단계별 실천 프로세스

실전 매뉴얼 - 개념 쪼개기 (Operationalization)


조직 문화가 무엇인지 본인만의 정의가 끝났으면 이제 그 정의에 맞게 무얼, 어떻게, 어디서, 누구와 언제 할지 등에 대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세부 내용이 정해지려면 다시 정의로 돌아가야 합니다. 최초의 개념부터 시작하는 것은 출발선을 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정의에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이 다 들어가 있죠.


조직문화란, 조직 구성원이 당장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고(단기적 생존), 조직의 최초 설립된 이유를 충족(장기적 가치 실현)시키기 위한 모든 활동(일상에서의 생각, 말, 행동)과 그것으로부터 만들어진 모든 것(제품, 서비스, 분위기, 신념, 가치, 태도, 일하는 방식, 대화 방식, 의사 결정 방식, 갈등 해결 방식 등)의 총체적 합을 말한다.


위의 정의는 크게 WHY, WHAT & HOW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WHY는 '우리의 목적, 우리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입니다.

HOW는 '우리의 목적 실현을 위해 우리가 하는 구체적인 행동, 목적 실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WHAT은 '우리 조직이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산출된 결과물,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창조하였는가'입니다.


위 내용은 아래와 같이 치환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 생존과 장기적 가치 실현 -> WHY (Purpose)

모든 활동(일상에서의 생각, 말, 행동) -> HOW (Process)

모든 것(제품, 서비스, 분위기, 신념, 가치, 태도, 일하는 방식, 대화 방식, 의사결정 방식, 갈등 해결 방식 등) -> WHAT (Result)



위의 WHY, HOW and WHAT은 상호 작용합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죠. 심지어 조직의 존재 이유인 WHY 또한 HOW와 WHAT에 의해 진화하거나 퇴보합니다. 그러나 WHY의 원형이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 기업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고, 정체성이 흐려진 기업은 퇴보할 수 있죠. 쉽게 예를 들어 드리면 WHY를 신경 쓰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독특한 재벌 중심의 시장 경제가 아니었다면 살아남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살아남았다고 해도 정체성이 확실하여 소비자 층이 탄탄한 기업에 비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기업들이 요즘 시대에서 말하는 성공한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이 그 좋은 예입니다. Think Different and Challenging the Status Quo라는 WHY를 위해 태어난 애플은 2021년 현재 시가 총액이 3400조 원에 달합니다. 한국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액) 1837조 원의 2배 규모입니다. 정말 상상이 안 가는 규모이죠.


수많은 성공 요인이 있겠지만, 단연 애플의 Think Different and Challenging the Status Quo라는 WHY는 그중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위의 WHY를 실현하기 위해 HOW를 고안합니다. 바로 유려한 디자인과 편의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이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아이폰이라는 제품 즉, WHAT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WHY - HOW - WHAT 사이클의 핵심은 아래의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WHY)를 일상의 비즈니스에 녹여내는(HOW-WHAT)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혹시 '네카라쿠배당토'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민, 당근마켓, 토스를 말하는 줄임말인데요. 제가 얘기할 기업은 Toss입니다.  토스는 현재 세대를 막론하고(30대만 2위) 금융 분야에서 1위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저는 토스의 평소 문화 활동, 이승건 대표의 인터뷰 등을 보면서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WHY-HOW-WHAT 사이클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를 일상에서의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녹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를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면요. 아래는 토스팀의 미션입니다. 이승건 대표는 매달 1번씩 진행하는 신규 입사자 세션에 참석하여 약 6시간에 걸쳐 토스의 미션, 핵심 가치 등을 직접 설명하는 등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다고 합니다.


토스팀의 미션

더욱 중요한 것은 위의 미션과 같은 핵심 추구 가치 등을 일상의 비즈니스를 수행하는데 녹여내는 것인데요. 이는 흔히 말하는 조직문화 담당자들의 역할입니다. 토스에는 Culture Evangelist라는 직무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조직문화 담당자를 말하는 것 같고요- 이 분들의 주요 역할은 위의 사이클 중 WHY 등의 가치 등을 정리하고 다듬는 앞 단의 과제 이후의 것들, 예를 들어 정리된 내용을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공감을 얻는 일,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데 있어 어려움 등을 진단하고 문제가 있다면 제거하도록 돕는 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나 이슈가 있다면 공론화하여 이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프로세싱하는 일 등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토스팀이 토스만의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과정 중 어느 정도 성숙기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토스팀에게 남은 숙제는 조직이 급성장하여 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큰 덩치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현재의 조직문화를 유지해 나갈 것인가 에 대한 해답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미 아주 잘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무튼 이승건 대표도, 토스팀도 정말 대단한 듯합니다.




오늘의 글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단계별 역할>


1st Step - 조직문화의 미발현기 or 최초 발현기

- 조직의 WHY(미션, 비전, 핵심 가치 등)를 명확히 하는 것


2nd Step - 격동기 & 형성기

- WHY를 일상의 비즈니스(먹고사는 것)와 연결시키는 것


3rd Step - 정착기

- 지속적으로 WHY와 일상의 비즈니스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등 업그레이드(정교화) 시키는 것


위와 같이 단계별 역할이 나오면 위의 역할 수행을 우리 조직에 맞게 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 & 행동이 나와야 할 텐데요. 여기서부터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단계에서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실제 조직문화를 제대로 다뤄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의 연속이죠.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기에 다루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체가 없으니 경계가 없고, 경계가 없으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한하며 동시에 유한합니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실체가 없는 것의 실체를 만들어 내고, 경계가 없는 것의 경계를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문화라는 무한 광대한 우주를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좁힐 수 있으니까요.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실제 뚜렷한 조직문화를 필두로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다면 반드시 그 회사를 면밀히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그대로 우리 조직에 입힌다고 우리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 안 됩니다. 조직문화 활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아닌 무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우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함이니 모방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만의 창조물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우리 만의 조직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구체적 행동 프로세스 등'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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