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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맛집의 브랜딩-이탈리아 편 3탄 베네치아 치케티

베네치아 치케티 | 나폴리 피자 | 피렌체 스키아차타

by 오늘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서유럽,

스위스, 프랑스보다는 좀 낫다 하더라도

이탈리아는 무려 자릿세*가 있는 나라다.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관광지 of 관광지

베네치아라면 더더욱

뭘 먹어야 할까 고민이 깊었던 차,

오직 베네치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색다른 메뉴를 찾았다.


*자릿세 (Coperto) : 우리나라의 상차림 비용

같은 서비스 요금.

이탈리아 식당마다 매기는 가격이 다 다르다.



관광지 베네치아에서 살아남은

로컬 핑거푸드 치케티

with Bacareto da Lele


알베르토 맛집으로 유명한 바카레토 다 렐레

현지인 맛집 이란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멀리 다리를 건널 때부터

어마어마하게 늘어선 줄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

설마..? 했던 거기가 맞았다!



1유로로 즐기는 미식


스페인 그라나다에 '타파스' 가 있다면,
베네치아에서는 '치케티' 다


치케티를 보자마자 딱 떠오른 것이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먹었던

타파스 였다.


한입 크기의 바게트 오픈 샌드위치

라고 생각하면 쉬울 거다.


오픈 샌드위치 위에 올라가는 재료는

치케티 사장님 맘,

연어, 참치는 물론 프로슈토,

생햄, 브리치즈&꿀, 말린 과일 등등

먹음직스런 재료들을 듬뿍 얹어주신다.

이 모든 게 균일가 1유로


관광지 물가로 소문난 베네치아에서

이 가격이면 혜자스러울 정도.


물론 핑거푸드, 타파스 답게

정말 딱 한입 크기라

하나만으로는 택도 없다.

자연스럽게 이거 저거 요고 그거

다 골라담게 되는 마성의 치케티 진열대 사이로

눈을 굴리느라 주문 전부터 바쁘다.


1유로의 미끼상품이지만

박리다매로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인 셈이다.


초저가 미끼상품이라고 해서 1인당 구매해야 할

의무구매량은 당연히 없다.


매장 바로 앞에 서너 개의 테이블에 앉아

먹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매장 근처

계단, 수로에 기대거나 앉아 치케티를 맛본다.

자연히 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궁금증 어린 시선은 치케티 매장으로 향한다.


치케티를 먹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홍보물이 되고

치케티 매장 앞 대기줄은 늘어난다.


술술 들어간다! 페어링은 필수


이탈리아에서 만난 소울알코올,
아페롤 스프리츠


아무리 박리다매로 승부한다지만

1유로짜리 팔아서 얼마나 남겠냐 싶다면

또 하나 주목할 게 있다.


치케티를 주문할 때 꼭 주문하게 되는

아페롤 스프리츠


이탈리아 사람들의 소울알코올 이라 불리는

이 오렌지빛 술은

이탈리아 거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주문 가능하며, 레스토랑마다 맛이 다른 게 별미다.


아페롤 이라는 리큐르를 탄산수와 조합하는

비율이 가게마다 다르기 때문.

그래서 하늘 아래 똑같은 아페롤 스프리츠는 없다고.


아페롤 스프리츠 가격은

보통 8~10유로대 초반이 일반적.

하지만 바카레토 다 렐레
아페롤 스프리츠는 2.3유로부터다.


반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놀라운 가격에

마음이 스스르 풀려 여러 잔 맛보게 된다.


먹음직스런 치케티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오렌지빛 아페롤 스프리츠 한 잔


베네치아에서 인생맛집을

하나 찾은 기분이다.




어릴 적부터 이사를 자주 다닌 내게는

내 집이 생기면 동네에 꼭 단골집을 만들고 싶단

로망이 있다. 단골카페, 단골라면집, 단골바.


바카레토 다렐레 에 간 날,

베네치아 골목 속 나만 아는 맛집

단골손님이 된 기분에 조금 설렜다.


오랜 단골손님들이 주를 이루지만

낯선 이에게도 아페롤 스프리츠 한 잔과

친근한 미소를 슬며시 내어주는 곳.


언젠가 나만의 브랜드를 시작할 때

그런 장소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written by 오늘

12년 차 직장인이자 팀장(잠시 내려놓았다).

에디터 시절 버킷리스트였던 2주간의 유럽여행을 기점으로

'1년 1유럽'을 꾸준히 실천 중이다.

최근 스타트업을 굵고 짧게 겪으며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여행과 직장 사이를 끊임없이 오고 가는 틈새여행을 통해

'오늘'부터 여행과 일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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