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안전 책임사회]
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 자체가 곧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의도적이든 혹은 그렇지 않든 재난사고의 약 40퍼센트 정도는 사람의 실수에서 비롯된다고 하니 이제는 옆에 있는 사람조차 무서울 정도다.
지난 8일에도 전북 순창의 한 조합선거 투표장에서 대규모 사상자(사망 3명·중경상 17명)가 발생했다.
투표를 마친 한 70대가 자신의 1톤 트럭으로 투표를 하기 위해 30m 정도 줄을 서 있던 주민 수십 명을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해당 운전자는 제동장치를 가속페달로 오인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경찰은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차량통제를 위한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투표소의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 관계자는 농협 직원 3명이 투표소 내·외부를 관리하고 있었고 경찰도 매시간 2명이 번갈아 가며 교통관리를 했다고 말했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는지에 대한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투표장, 놀이동산, 경기장, 극장, 공연장 등 대규모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우리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왜냐하면 사람 자체가 곧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재난사고는 노후된 시설물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Human Error, 즉 사람의 실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안전수칙 위반, 무지, 무관심, 무사안일, 욕심, 분노, 그리고 많은 희생자를 목표로 하는 계획된 테러 등도 모두 사람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그런 장소에 가야 한다면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이른 오전시간에 방문하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점심시간에 빠져나오는 전략을 사용한다.
만약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와 같이 특정 시간대에 같이 있어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대피가 수월한 곳을 선택해서 자리를 지정하고 비상구도 2개 이상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한다. 적어도 나에게 전망이나 뷰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 희망이자 역설적으로 위협이 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여지없이 크고 작은 사고들은 발생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얼마나 많은 리스크의 공간 속에 있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