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 년쯤 전인가... 우리 가족이 애정 하는 칸 마켓의 중국집인 차이나페어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산보한다고 근처의 화원을 들렀습니다.
마침 붉고 분홍색의 예쁜 꽃이 잔뜩 피어있었는데요... 이름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데니움, 다행히 사막의 장미라 해서 알아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라는 애칭이 있습니다.
저는 화원을 가면 꽃이나 식물들에 반해서 이것저것 다 사 오고 싶은데 꾹 누르고 두 그루의 진홍빛과 분홍색의 예쁜 아데니움을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주의사항은 듣거나 말거나, 왜냐면 거의 영어로 얘기는 하는데 이쁜 꽃을 사서 흥분해 있었고 기분이 좋아서 흘겨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식물에의 애정은 물과 양분인 줄 알았답니다. 물론 이후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만...
지금껏 비싼 아데니움을 거의 10그루 넘게 보내 버렸습니다. 지금 겨우 한그루가 명맥을 유지하는데요... 비가 올까봐 날이 흐린 날은 집안에 들이고 햇볕이 들면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등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잊어버리고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의 방책인데 애정 하는 꽃이다 보니 이쁜 꽃을 피워보려고 이리저리 난리인 것이랍니다ㅡ
(유일하게 남아서 아끼는 사막의 장미, 이 주 전에 꽃을 피웠는데 사진이 없네요...)
잘 기르는 포인트 알립니다. 이름이 사막의 장미입니다. 물을 안 주어도 끄떡없습니다. 그리고 화원에서 사막의 장미를 사면 얼른 모래흙으로 분갈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진흙 비슷한 것으로 화분 흙이 채워져 있어서 초보자들이 간과하기 쉬운데 모래를 많이 코코핏과 소똥 비료를 섞은 흙에 분갈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뿌리가 젖었다면 말린 후 화분에 심으세요.
그리고 화분 크기는 몸체보다 작은 것이 좋습니다. 화분의 크기가 크면 물을 함유할 확률이 커져서 뿌리가 잘 썩을 수 있답니다.
비가 올 때는 비닐로 뿌리 부분을 감싸서 비가 안 들어오게 해 놓고 그러던데요... 한, 두 그루 키우는 가정이니 몬순 기간에는 집안에 놓아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영양제가 필요한데 NPK라고 명시된 영양제를 15일 간격으로 준다고 합니다. 저는 대신 과일과 야채 껍질, 계란 껍데기를 쌀뜨물과 같이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물을 줍니다.
벌레가 꼬인다거나 잎사귀가 병들었을 경우 님오일 4방울과 주방세제 3방울을 1리터 물과 섞어서 스프레이해 줍니다. 다른 식물의 해충방제에도 해당됩니다.
뿌리나 몸체가 썩은 경우(몸체를 만져보아 물컹하면), 얼른 꺼내어 까만 부분이나 물렁한 부분을 잘라냅니다. 의사가 된 느낌입니다! 그리고 곰팡이 제거제를 바르는데 저는 계피를 발라줍니다. 그리고 5일 이상 완전히 말려준 다음 다시 심어놓습니다.
또한 제가 아데니움 셀러의 회원이라서 회원들이 갖은 색상의 아데니움 만개한 것을 보이면서 자랑합니다. 또 들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소비는 최소화해야지요.
어떤 날은 오래된 울퉁불퉁 못생긴 아주 커다란 몸체의 아데니움을 큰 맘먹고 들였습니다. 세상에! 씨를 맺고 그 씨를 수확해서 다시 심어서 10개가 또 싹을 틔웠습니다. 잘 자랐는데 유 박사를 참조하면서 이것저것 트라이한다고 하다가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 친구에서 두 그루 분양했는데 한 친구네 집에서만 잘 자라고 있는 것 확인했습니다.
두바이에 가보니 해변가? 물가 주위의 가로수로 아데니움이 나무가 되어서 크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심겨 있는 것을 보니 희소성이 좀 떨어집니다. 그러나 앙증맞게 작은 화분에 올라앉은 우리나라 인삼 모양 몸체가 뚱뚱하게 된 사막의 장미를 보면 힐링된답니다. 꽃은 또 얼마나 이쁜데요?
결론은 사놓고는 어느 정도 거리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한 애정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힘들게 합니다. 자식,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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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순 기간이라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하네요. 불쾌지수가 높지만 이쁜 꽃 즐감하시면서 클래식 음악의 볼륨을 높이세요!
***위의 사진들은 아데니움 셀러의 회원들이 올린 다양한 색상의 아데니움들의 만개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