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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도 Jul 26. 2024

뇌출혈, 생과사를 헤매는 동안의 가슴 아픈 기록(8)

그녀가 나에게 보내준 연서(3.30, 3.31)

3.30(목) 그녀의 카톡 기록


오늘은 많이 슬프다!! 


어제는 희망을 오늘은 절망을..


그동안 잘 회복하는가 했는데 호스 제거하니 혈압이 높아져 션트 시술을 금요일 들어가기로 했어! 


4월 10일에는 서울로 가고 싶은데 안되려나 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한국 생활은 어떻게 접어야 할지.. 가라 해도 한국엔 어떻게 가야 하는지! 


서지도 먹지도 앉지도 못하는 당신을 데리고 어떻게 서울에 가야 하는지!


부모님을 생각하면 언제난 눈물이 난다!


모든 것을 잊고 잠만 자는 당신 나에게 이렇게 큰 벌을 줄 생각이 있었던 건가? 


내가 당신 혼자 둔 죄가 많아 벌을 받는 건가? 


나도 사는 것에 미련 없는데 조용히 둘이 같이 눈 감는 게 애들에게 좋으려나!  (ㅠㅠ)




3.31(금) 그녀의 카톡 기록


여보!


오늘은 박 차장님이 면회를 와서 처음으로 당신 얼굴을 못 봤네!!


의료진 말씀을 들어보니 오늘부터 입을 통해 음식을 먹어도 되나 봐. 그전까지는 코로 주입을 했거든!


축하해!!


아침에 둘째가 오한으로 몸을 너무 심하게 떨어 응급실에 가기 직전이었어!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당신은 중환자실, 둘째는 응급실, 마누라가 무슨 죄가 그리 많을까! 


겨우 열은 가라앉고 지금은 몸에 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수건을 머리에 얹고 누워있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당신이 어서 일어나요! 나랑 같이 다 정리하고 한국 가자!! 


멋진 경치와 맛집이 있는 Ponto Final(2022.8)


내일은 당시 션트 삽입하는 날인데 하고 나면 이삼일 경과를 보고 한국을 가도 된다는 싸인을 받으면 어떻게 든 한국으로 가려고.. 


여기는 우리 가족들이 아플까 봐 무서워! 어서 떠나고 싶어!


화초를 키우듯 이제 당신을 그렇게 내가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내가 그렇게 예쁘게 키워 줄게. 당신 걱정 말고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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