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과 재활운동
2023.4.24(월) 그렇게 고대하던 퇴원을 하게 되었다
몸 상태가 웬만큼 회복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퇴원 후 재활치료를 받아 몸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뇌출혈 환자들의 숙명인 거 같았다
나의 경우, 퇴원 당시의 뇌출혈사고 후유증은 몇 가지로 대별될 수 있는데...
1. 왼쪽 눈의 시력감소와 복시문제(50%)
- 왼쪽 눈이 흐려지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문제 때문에 퇴원 후에는 왼쪽눈에 안대를 하고 생활하면서 회복되기를 기다렸으나, 오히려 왼쪽 눈동자의 초점이 약해지고 눈동자가 한쪽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 어느 날,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 안대를 던져버리고 보이는 대로 생활하다 보니, 어이없게도 왼쪽눈이 정상으로 천천히 돌아오고 복시 문제도 해결되어 퇴원 후 6개월(11월)이 지난 시점에 왼쪽 복시와 시력문제는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다
2. 체중 및 근육 감소(20%)
- 상체는 물론 다리와 허벅지의 근육이 감소하고 체중이 크게 줄었는데 한 달 가까이 누워 지내면서 움직임은 최소상태였으니 당연히 체중과 근육이 크게 줄었고 뼈도 굳어 움직임이 쉽지 않았다
** 그런데 이게 꼭 나쁜 건 아니어서 그동안 뱃살 때문에 입지 못했던 바지가 널널하게 되었고, 입지 못해 장롱 속에만 있던 95 사이즈 붉은색 운동복 상의가 딱 맞게 되어, 속으로는 현 체중을 유지하며 몸상태와 근육만 회복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고 생각했었다
- 퇴원하자마자 매일 헬스장을 다니고 재활치료를 병행하면서 몸의 균형감각은 어느 정도 찾았지만, 집 나간 체중과 가슴, 팔, 다리의 근육은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을 갖고 단련해야만 했다
3. 변비, 배변활동 기능 저하(10%)
- 사고 전에는 아침식사 후에 꼬박꼬박 순조로이 배변을 했었으나, 사고 후에는 거의 일주일은 기다려야 단단히 굳은 대변을 아주 어렵게 만날 수 있었으며, 한 번은 온갖 힘을 주면서 배변에 힘쓰다 거의 포기하고 기진맥진하여 침대로 돌아와 쓰려졌는데, 정말 손을 넣어 캐내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지만 문여사에게 이거 만큼은 부탁하기 어려웠다
* 변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아 1주일에 한번 화장실을 이용하였고, 결국 치질+치루 수술을 해야만 했다
4. 미각(단맛) 상실(5%)
- 주치의 선생님이 '미각 상실은 뇌출혈의 직접 후유증이 아니며, 왜 미각 중에 단맛만을 잃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평생 단맛을 못 찾을 수도 있다'라고 귀띔해 주었다
- 사실, 단맛을 못 느끼는 손해보다는 장점이 많은데, 과일, 음료수, 커피, 사탕, 술, 와인, 쿠키 등 단맛이 있는 음식을 먹어도 100% 제맛을 느끼지 못하고 반대로 짠맛, 매운맛을 더 깊숙이 느끼게 되어 점점 야채, 오이 등 건강식 위주로 섭식하게 되는 긍정 효과가 꽤 많았다
5. 어지럼증(5%)
- 퇴원 후 2주 정도는 심한 어지럼증과 균형감각을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 재활치료를 병행하면서 1달이 다 될 즈음 갑자기 머리가 깨끗하게 비워지면서 홀가분해졌고 어지럼증 복용약도 중단하였다.
6. 과도한 눈물(3%)
- 뇌출혈의 직접적인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입원 중이거나 퇴원 직후에는 조금이라도 아프고 기쁜 이야기를 듣게 되면 쉽게 눈물을 흘리곤 했는데 퇴원 후 2개월이 지나면서 이 증상도 서서히 사라졌다
7. 왼손 아래 손날부위의 부분적 마비(3%)
- 사실 가끔씩 저린 왼손을 마사지해주는 거 외에는 특별히 치료받거나 하지는 않았다
8. 어눌한 발음(2%)
- 마치 혓바늘이 나면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는 것처럼, 지금도 명확하게 말을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9. 인지능력 저하(2%)
- 뇌출혈 후유증인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재확인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하여 항상 기록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