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자국이 하나, 둘, 셋, 넷.
인중 옆, 눈두덩이, 왼쪽 뺨,
그리고 오른손 검지 손가락.
이마는 아예 들쑤셔놓았다.
좀비에게 뜯긴 것처럼
얼굴이 욱신욱신 거리고
손이 지끈지끈하다.
분하다.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다.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 같구나.
활개쳐야 할 때를 놓치고
살인적인 폭염을 이겨내서 더 그럴까.
마치 걸신들린 것 같네.
독하다.
속성을 알고 있는데도 방심했다.
얕본 것은 아니다.
계절을 넘겼는데도
타인의 피를 빨아 허기를 채우는
가을 모기의 독기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