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와 중간 리더들이 진정으로 같은 비전을 품는다면 환상의 조직이다
나는 공부를 할 때도 먼저 뼈대를 세운다. 교과서를 읽을 때도 먼저 목차를 보고 그 목차별 학습 목표를 읽고 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며 읽는다. 기획안을 쓸 때도 항상 개요를 먼저 쓴다. 목차를 쓰고 항목별 주요 내용을 충실히 정리해 두면, 이를 문서화시키는 건 금방 할 수 있다.
이것은 조직을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뼈대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부실한 뼈대 말고 튼튼한 뼈대를 세워야 한다. 조직의 뼈대는 리더들이다. 조직이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대표와 중간 리더들이 진정으로 하나 되어 공동의 목표를 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동상동몽'이 되게 하는 작업. 하지만 그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정말 어렵다.
내 경험상 그 작업은 각 사람이 갖고 있는 이기심, 걱정, 불안, 열등감 등 부정적인 마음들과 치열하게 줄다리기하는 시간이다. 줄다리기라는 것은 다른 의미가 아니라 긴장을 놓지 않고 인내하고 또 인내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표 리더는 진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중간 리더들을 대하며 그들을 다방면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또한 그들이 성공과 실패를 맛볼 때 성숙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동기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리더십이 체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조직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를 기다려야 한다.
리더들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먼저 결과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이 무르익는 때, 즉 내가 가르쳐준 걸 다 소화하고 성숙해지는 때는 하늘이 정해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의 내면과 역량은 단기간에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내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 그들의 부모님도 바꾸지 못한 것을 내가 몇 마디 했다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내가 더 노력하면 바뀔 거야, 내가 더 집요하게 말하면 바뀔 거야' 식으로 생각하며 접근하면, 그때부터는 리더의 이야기가 애정이 아니라 집착으로 느껴지게 된다. 공동의 목표 의식은커녕 아예 관계가 망가진다.
만약 대표와 중간 리더들이 공동의 목표의식을 품고 있다면 그 조직은 정말 강한 조직이다. 위기 상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기초가 튼튼한 건물과 같다. 준비된 중간 리더들의 숫자만큼 그 조직은 부흥하고 성장하게 된다. 리더들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체득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진정성과 애정, 책임감으로 서로를 대하면서도 인내하면서도 선을 지켜주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가는 문화까지 정착된다면 그 조직은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