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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 Dec 13. 2020

외로움은 자유로움에서 나오는 노래

인터뷰 서른둘

2017년 5월 31일


“녹색식물은 다 좋아해요. 특히 나무 군락을 볼 때면 경이로움을 느끼죠.”


서른둘님은 오십 대 동화작가입니다. 동화작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 마음을 쓰는 분들은 분명 아이들처럼 띠 없이 맑고 순수할 거라는 동경. 비록 커다란 모자를 쓰고 오셔서 얼굴의 표정을 볼 순 없었지만 분명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해주셨을 거라 믿습니다.


서른둘님에게 공통의 질문 6가지를 드렸습니다. 좋아하는 숫자를 물으니 숫자 44래요. 사람들이 기피하는 숫자 4가 두 개가 붙은 숫자라니. 분명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왜 44를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동시에 반복되어서 좋데요.' 하. 역시 작가님이라 말을 하실 때도 청자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십니다. 궁금했습니다. 숫자 22, 숫자 33, 숫자 55처럼 동시에 반복되는 숫자들이 많은 데 왜 하필 44인지. 그래서 물었죠. 그러자 미래로 연결되는 느낌이래요. 어떤 미래인지 궁금했지만 더 이상은 묻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작가님 나름의 기준이 있는 것 같아서 더 묻게 되면 취조하는 분위기가 될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

좋아하는 색깔은 녹색이랑 보라색이래요. 녹색은 자연이 떠올라서 좋고. 보라색이 좋은 이유는 깊고 신비로워서 좋데요. 특히 보라색 옷과 보라색 꽃을 좋아한다고 해요.

좋아하는 음식은 야채래요. 채식주의자는 아닌데 야채가 많은 밥상을 좋아한데요. 그래서 자연 그대로 먹는 비빔밥이나 시골밥상을 좋아한다고 해요.

좋아하는 동물은 판다, 코알라, 그리고 물고기도 좋아한데요. 주로 통통하고 귀여운 동물이 좋은데 판다나 토알라는 덤덤해 보이고 묵직해 좋데요. 반면 물고기는 움직임이 자유로워 좋데요. 움직일 때마다 녹색, 파란색으로 빛나는 것도 아름답다고 해요.

좋아하는 식물을 물으니 다 좋데요. 녹색 식물은 다 좋아한데요. 구불구불한 소나무도 좋고. 쭉쭉 뻗은 나무 군락도 좋고. 화단에 있는 작은 화초까지 모두 좋데요. 특히 나무 군락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10년 후엔 어떤 모습일까요?라고 물으니 지금까지 어린이들과 함께 했으니, 앞으로는 고아원 봉사를 하며 지내고 싶다고 했어요.

 

서른둘님의 모습이 그려지시나요? 녹색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썼고. 야채 많은 밥상을 좋아하고. 식물은 전부 좋다고 하는 분이에요. 특히 나무 군락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였죠. 그래서 나무군락을 중심으로 글초상화를 썼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뷰 내내 고독감, 쓸쓸함, 외로움이 느껴져서 그 느낌도 담았죠. 즉 우린 외로워서 사람들을 찾지만 사람들 속에 있으면 또 어느새 자유를 갈망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외로움은 자유에서 나오는 노래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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