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와 아동보호 전문기관?

갈등을 피해야 생존한다.

by Aheajigi

뭐만 있으면 아동 학대란다. 학교 한번 와서 아동들이 어찌 생활하나 봐라.

요즘은 운동장에서 그 소중한 아동들께서 운동하면서 연신 육두문자를 날리신다. 욕을 하는 건지 운동을 하는 건지? 쉬는 시간이라 그럴 수 있겠다 추측했다면 오산이다. 엄연한 수업 시간에 벌어지는 꼬라지다.

어쩌다 이 꼴까지 왔냐고? 아이가 소중하신 학부모는 아동학대로 고소하고 그 훌륭(?)하신 아동학대 전문기관에서 뭐만 있으면 아동학대가 맞다고 경찰서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으니 교사들은 학생의 생활에 대한 지도 자체를 기피한다.


참다 참다 욕지거리하는 녀석을 불렀다.

"욕을 할 거면 욕만 하고 피구 할 거면 피구하고 둘 중 하나를 골라라."

그제야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피구를 한다. 한 녀석에게 경고를 했더니 다른 녀석들도 욕지거리에 신경을 쓴다. 이들에게 욕은 아주 흔한 일상처럼 보인다. 겨우 6학년이 이 정도인데 상급학교 진학할수록 가관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했다.


올해는 아예 생활지도는 집에서 시키라 했다. 학생 간에 싸우거나 분쟁이 일어날 경우 개입할 생각이 지금으로서는 전혀 없다. 분쟁 당사자 부모 간 서로 고소를 하던 신고를 하던 난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내게 맡겨진 과제는 학생에게 교과를 가르치는 것이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법규상으로도 생활지도 권한은 학교장(교장)에게만 부여되어 있다. 교사는 그럴 권한도 책임도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에게는 나 또한 수업훼방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 구두로 알려주고 있다. 반복될 시 학부모 통보와 함께 교권침해 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할 생각이다.

사법기관을 너무 좋아들 하신다니 나도 살기 위해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어쩌다 학교가 이지경까지 왔는지 기가 차다. 자신의 자식이 범한 과오는 모른 척 외면하고 타인에 대한 발톱만 세우고 있는 세태에 한숨만 나온다.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이다. 몇 해 이전부터 자다 깨다를 반복 한다. 분명한 수면장애다. 공황장애까지 가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출근이 두려워지니 가르치는 재미는 점점 잃어간다.

더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있지만,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싶으면 곧바로 멈춘다. 그래서 심도 있는 수업을 하는 빈도는 해마다 대폭 줄어들지 싶다.

근래 들어 숙제란 것도 거의 내지 않는다. 꼭 필요하다 싶으면 숙제라고 말하지만 숙제 확인은 전혀 안 한다. 숙제 확인에서 비롯된 갈등이 적잖이 발생함을 경험으로 안다.

청소는 이틀에 한번 학생들 하교 후 내가 직접 한다. 수년 전까지는 매일 했지만 어깨 회전근이 파열 이후로는 이틀에 한 번으로 줄였다. 더 악화되면 일주일에 한두 번 할 듯싶다. 청소를 학생들에게 시키는 일도 갈등의 주요 소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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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힘들고 가르침은 그 힘든 일을 위한 악역일 수밖에 없다. 그 악역질은 결국 아동학대 고소로 이어진다. 고소를 피하기 위해 악역을 하지 않는다. 결국 힘든 배움을 참고 견디도록 만들 수단은 교사에게 없으니 손을 놓고 바라볼 뿐이다. 그래야 겨우겨우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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