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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기준 May 28. 2020

영어의 절반은 동사다(2)

같은 시간을 투입해도 유럽 학생이 빠른 영어 출력물을 보여주는 이유

같은 시간을 투입해도 유럽 학생들이 훨씬 빠른 영어 출력물을 보여주는 이유


빅터는 뉴질랜드에서 만난 폴란드 친구이다. 러시아 친구들이 쓰는 영어식 발음이 인상 깊은 친구였다.


빅터와 나는 랭귀지 스쿨의 같은 반이었다. 훤칠한 키에 조금은 살집이 있는 전형적인 유럽인 친구. 한국으로 보면 훤칠하고 우람한 느낌의 친구.


처음엔 서로 단어로 띄엄띄엄 말을 주고받는 수준의 대화만 했다.


‘ go home?’ what's your dinner?’의 짧은 대화였다.


처음 뉴질랜드에 왔을 때 현지에서 대학을 다녔던 필자의 사촌 형이 했던 말이 있었다.


'케빈, 같이 공부를 시작해도 유럽 애들은 치고 나가는 게 달라, 3개월만 지켜봐도 일취월장할걸?’


빅터와 난 꽤 잘 어울렸었는데, 하루는 폴란드 전통음식 ‘보르시(러시아 전통 빨간 수프)’를 만들어 준다고 초대했다.


'보르시'를 먹는 날. 음식도 음식이지만 같이 영어 공부를 하러 온 학생의 입장에서 빅터는 어떻게 학습을 하는지 궁금했다. 빅터는 별다른 건 없다고 하며 책상 위에 동사로 이루어진 책 한 권을 보여줬었다.


'I study only this book’


그땐 몰랐다. 그 동사로 이루어진 책이 빅터의 실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이다.


필자가 다녔던 랭귀지 스쿨엔 유럽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영어 공부를 위해 길게 머무르지 않고 3개월에서 6개월 후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갔다. 여행 삼아, 공부 삼아 그렇게 온다고 했다.


두 달이 지나고, 레벨테스트를 했다. 이게 웬일인가 빅터가 나보다 두 단계나 위의 반으로 배정을 받게 된 것이었다. 당시에는 어리둥절했지만, 필자도 모르는 사이 빅터가 사용하는 문장들이 길어지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빅터는 말했다. 폴란드어, 독일어, 를 구사할 수 있었던 빅터는 영어의 구조(Structure of english)가 익숙하다고 했다. 단지 영어의 동사를 열심히 공부해서 본인의 모국어에 대입하는 식의 공부를 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유럽 친구들도 아마 그렇게 공부할 것이어서 영어를 생소하게 느끼지 않을 거라고도 말했다.


빅터는 영어를 쉽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옷걸이에 다른 옷만 바꿔 입으면 되는 식의 공부인데 얼마나 수월하겠는가?


그때는 몰랐었다. 하지만 교육자가 된 지금의 빅터를 떠올리며 어쩌면 효율적인 영어 말하기를 하기 위해선 동사의 습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말도 마찬가지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다양한 동사를 활용한다. 그래서 말이 유려해 보이는 것이다.


여기선 말의 유창성에 초점을 맞춘 얘기로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영어 회화를 폭발적으로 향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제는 영어 동사의 쓰임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 아이를 기준으로 한다.


'I'm hungry’, ‘I go to the bathroom’ 정도의 실력이라면 충분하다.


우선, 다양한 동사를 암기한다. 앞서 말했듯이 현지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동사를 학습하면 더 좋다. 동사 하나를 공부하면 말할 수 있는 문장 하나가 늘어난다. 이후에 영어가 가진 시제(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사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기본 원리는 동사의 학습이다. 시제는 영어 구조를 몸으로 익히면 자연스레 대입할 수 있는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리고 동사의 학습 시, 주체는 ‘나’,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 인간은 '내'가 행동하는 것을 잘 기억한다. 타인이 아닌 반드시 내가 문장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I find my cell phone’


'I look for my cell phone’


'I search my cell phone’


라는 식 말이다. '내가 무엇을 한다'라고 필자는 강조하여 말한다.

이런 식으로 동사와 함께 영어 구조에 대해 익히면 나머지는 더해가는 식의 공부를 하는 것이다.


'I find my cell phone’ + ‘ on the desk’


'I find my cell phone’ + ‘under the table’


처럼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보다 신속한 영어 말하기 관점에서의 학습이다.


필자는 지도한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지 못하는 순간이 와도 영어의 기본 틀을 이해하고 있으면 새로운 환경에 따른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항상 지도한다.


영어 교육 기관의 지향점이나 원장님들의 마인드에 따라 지도법이 다른데, 기본 틀을 지키지 못한 체 주입만 받게 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가 어렵기만 한 힘들고 괴로움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도 빅터처럼 쉽게 공부할 수 있다. 내 아이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란다면 튼튼한 구조를 바탕으로 살붙이기 식의 공부가 필요하다.


영어 학습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가지 영역을 골고루 학습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영역에 정확한 양만큼의 학습과 출력물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다.


당장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던가, 여행을 계획한 친구들에게 상황에 따른 유의미한 동사 활용 공부법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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