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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 깨우고 싶고, 깨어 있으면 재우고 싶어

by 하루마음




- 여름아

- 여름아


빤히 쳐다봐야 할 녀석이 반응이 없다. 여름이 집을 들여다보니 눈썹을 가지런하게 아래로 향하고 알집에서 자고 있다. 크레스티드 게코는 야행성이라 낮에는 은신처에서 잠을 자고 해질 무렵과 새벽 무렵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밤에 먹이 활동과 탐색을 하므로 여름이에게 맛있는 냠냠은 1주일에 두 번 밤에 준다. 간혹 낮에 깨어 있을 때도 있는데 주변이 어두운 낮일 경우이다. 하지만 호다닥거리며 활동을 크게 하는 편은 아니다. 해서 낮 동안 편히 쉴 수 있도록 충분한 은신처가 필요하다. 여름이 집에도 알집, 구름 모양 은신처, 나뭇잎 등을 넣어 줘 여름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꾸며 주었다. 하지만 여름이가 주로 자는 곳은 알집이다. 늘 앉던 자리가 편하고 포근하듯 여름이도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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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가 야행성이라는 걸 알면서도 외출이나 퇴근해서 오면 가장 먼저 여름이 집을 들여다 보고 여름이를 부른다. 자는 걸 확인하고서도 왜 그리 궁금한지 조심스럽게 소리 나지 않도록 문을 빼꼼 연다. 이크, 깼네.

- 여름이 일어났어?(반가운 마음 가득이다)

- 왜 일어났어, 자야지.

딸 방에서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엄마가 여름아 여름아 그렇게 크게 부르는데 안 깨고 배겨, 여름이도 참 고달파.








크레스티드 게코 눈썹

눈꺼풀이 따로 없는 게코는 속눈썹 도마뱀으로 불릴 정도로 눈썹이 길고 예쁘다. 잠을 잘 때는 돌기처럼 생긴 눈썹이 아래로 내려와 눈을 덮은 모습을 한다. 잠에서 깨면 눈썹이 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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