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 평준화

From 1919 to 2022

by 시드니


지수는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인문계 고등학교였다. 하지만 숙희는 상업계 고등학교로 갔다. 숙희가 상고에 입학원서를 쓰던 날 지수와 숙희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울었다. 지수는 다시는 숙희와 만나지 못할 것처럼 부여안고 울었다.


여고는 여중과 교복부터가 달랐다. 여중에서는 다 커서도 여유롭였던 교복이 여고를 오니 일 학년 때부터 작았다. 교복이 몸에 달라붙어 누구 교복이 더 몸에 작은 가를 서로 경쟁하는 것 같았다. 지수의 몸은 부풀듯이 성장했다. 서희는 지수의 몸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전두환은 기어코 대통령이 되었다. 그 사이 종세의 병원도 어느덧 수유리의 터줏대감이 되어 있었다. 치료비를 물건으로 받던 종세의 병원을 서희는 종세 모르게 불린 돈으로 불려 나갔다. 종세는 병원이 커간다고 뿌듯해했다. 그러는 종세를 보고 서희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종세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서희는 지수에게 중고등학교는 평준화로 어쩔 수 없었지만 대학은 반드시 원하는 대학으로 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서울대를 가면 좋겠지만 지수의 성적으로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으니 최소한 이화여대는 가야 한다고 협박인지 부탁인지 모를 소리로 압박했다. 지수는 그 소리가 너무나 지겨웠지만 서희는 지겨워하지 않았고, 종세는 지쳤는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지수와 숙희가 쌍문동 태극당에서 만났다. 둘은 무슨 이산가족을 만난 것처럼 얼싸안고 좋아 죽었다. 둘은 서로 다른 학교일을 고자질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지수가 종기를 알게 된 것은 숙희를 통해서였다. 숙희는 한사코 지수를 교회에 데려갔고 숙희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간 지수는 그곳에서 종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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