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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예술 박기열 Nov 26. 2018

아라벨 행성으로 놀러 오세요

Art + Life + Balance 

아라벨 행성으로 놀러 오세요.     


예술이 좋은 건 다들 안다. 

시대가 요구를 하고 모두들 그렇게 외치고 있으니 사실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삶에 치이고 지칠 때 유흥과 유희로 버틸지언정 예술은 차마 내가 발 담글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도, 가까이 가는 방법조차 스스로 찾아내지 못한다.   

세상이 필요하다고 떠들어대지만 이 멀고도 먼 예술을 어떻게 하면 내 곁에 가까이 둘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창의적인 습관을 만들어 자신의 일상에 어떤 식으로든 예술을 끌어들이는 일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지금부터 언급되는 예술은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조각과 같이 일정기간 훈련에 의해 체득된 기술로 완성하는 작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창의적 생각이나 행동이라 상정하고 어느 정도 범위를 좁혀야 한다.      

습관을 갖는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고 창의적 생각이란 일상생활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발휘될 때 우리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니 예술이 몸에 베이지 않으면 절대 그 힘을 발휘할 수가 없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예술가라 해도 그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평생토록 자신의 재료를 만지고 다듬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몇 해 전, 학생들에게 안경을 디자인하라는 과제를 내준 적이 있는데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갖가지 안경을 만들어 온 대부분의 학생과 달리 종이로 만든 안경에 빛을 비춰 그림자 안경을 만든 학생이 있었다, 모두가 물질성에 집착할 때 홀로 새로운 개념의 안경을 만들어낸 이 학생만 A+를 받았다.>          



또한 습관을 만들려면 그것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어떤 계기와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예술 없이도 평생을 살아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즘처럼 시대가 창의적인 생각을 요구한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그런 것이 필요한지 그렇지 않은지 조차 관심 없던 사람들이라서 어떻게 예술을 끌어들일지 각자 자신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 오랫동안 이어져 온 흡연과 운동부족,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몸이 망가진 사람들은 약간의 마른기침과 가쁜 숨, 누적된 피로 정도는 익숙한 듯 감수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가장 청명한 호흡과 넘치는 활력으로 개운한 컨디션을 한 번이라도 가져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몸을 절대 방치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좋은 경험을 해본 사람은 자꾸 자기 주위로 또 다른 좋은 경험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애쓴다.

금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금연을 결심한 사실을 먼저 주위에 알리고 보건소나 병원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거나 잦은 회식과 과식을 피하는 등 담배 생각이 나지 않도록 내 주위의 모든 환경을 금연에 정 조준하는 것이 첫 시작이다.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금연이나 다이어트가 자신의 건강을 되찾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 예술은 자신의 낡은 가치관과 정형적인 습관을 전복시키고 경직되어있던 온몸의 감각을 일깨워 이제껏 느끼지 못한 세상의 미세한 신호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가치관을 다시 세팅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없던 창의적인 습관을 장착하고 더 나아가 예술과 친해진다는 것은 금연이나 다이어트만큼이나 결과적으로 가치 있는, 어쩌면 그 보다 더 얻기 힘든 일이어서 그저 설렁설렁, 시간 날 때 해서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술에 관한 강의를 하다 보면 창의적인 습관과 생각을 공식화하거나 일반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교육은 대형마트의 시식코너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우선 대중들에게 예술의 맛을 보이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면 본격적인 예술놀이에 돌입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창의적인 생각은 어릴 적 숟가락 하나를 쥐는 습관부터 옷장에서 무심코 꺼내 입던 의상의 색상이나 디자인, 집안의 인테리어, 그리고 수 십 년 간 부모와 나눴던 대화의 방식부터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던 범위의 넓이만큼 자라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의 강의나 실습으로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 이제는 교육에 있어서도 좀 더 자주 그리고 꾸준히 예술을 접하게 하고 그렇게 습관을 만들어 자신의 일터와 가정에서 개개인의 콘텐츠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맞춤형 창의력에 대한 이해와 설계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놀이라고 표현 한 이유는 반드시 즐거운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일에 치여 삶을 고민했던 사람들이 워라벨(work+life+balance)을 필요로 했다면 지금은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아라벨(art+life+balance)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워라벨이 시계라면 아라벨은 시간이다. 

워라벨이 지갑이라면 아라벨은 돈이다.     


우리 모두 아라벨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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