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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에서 상을 받다

나는 언제부터 글을 좋아했을까? - 17

by 시나브로

공모전 글을 작성하면서, 스스로도 ‘이번 글은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대를 안고 원고를 공모전 사무국에 제출했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전에 응모했던 공모전 원고가 ‘최우수상’에 선정되었다는 연락이었다. 최우수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왠지 상을 하나쯤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약간의 근거 있는 자만(?)이 있긴 했다.


며칠 뒤, 시상식에 참여해달라는 안내를 받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수상자들의 글을 엮은 수상자 자료집이 마련되어 있었다. 시상을 기다리며 다른 수상자들의 글을 읽어보았다. 자원봉사를 주제로 한 공모전이었기에 대부분의 글에서 '따뜻함'이 묻어났다. 또한 그 글들을 쓴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함도 피어났다. 수상자들은 서로의 글을 읽은 상태라서 그런지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글에 다 담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


물론, 공모전이라는 특성상 ‘상’이라는 이름으로 글이 분류된다. 하지만 수상하지 못한 글이라고 해서 글이 덜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내가 쓴 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 글이 무조건 최우수한 글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단지, 그 공모전을 심사한 심사위원들의 기준에서 ‘좋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공모전은 글을 주제로 한 대회였기 때문에 수상자 대부분이 글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이 경험을 계기로, 공모전에 글을 내보는 데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공모전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을 받기 위함’이었고, 그렇기에 경쟁률이 낮고 수상 확률이 높아 보이는 곳만 노려보았을 것이다. 지금은 내가 써보고 싶은 주제로 글을 써보고, 글쓰기를 훈련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렇게 임한 자세 덕분에 좋은 결과도 따라왔던 것 같다. 글을 통해 돈도 벌고, 상도 받고, 내가 살아온 시간을 되짚어볼 수 있었으니,

이 정도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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