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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먹다

귤 인생 한 알

by 글쓰는 을녀

김 서리게 추운겨울
따스한 방바닥에 앉아
귤을 먹는다

귤을 먹는다는 건
인생을 삼킨다는 것

알알이 씹히는 추억들
상콤하게 퍼지는 햇살의 향
달큰한 농부의 눈길
시큰하게 지나가는 바람

빼곡히 모인 추억들을
토도독 토도독 씹어본다

귤을 삼킨다는 것은
한 알 한 알 인생을 새기는 것

상콤 달콤 시큰한 날들을
제 안에 폭 감싸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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