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밀한 기억
‘밤’을 오래도록 이야기하고 싶다.
‘밤’을 가장 농밀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날이 밝을 걸 알면서도 취하고 싶은 것처럼
이 순간에 모든 것을 내던지고 싶은 것처럼
무모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밤’이어서 가능했다.
너를 기다리는 날도, 너를 만나러 가는 날도, 너의 손을 뿌리치던 날마저도
밤하늘이 쏟아지고 있었다는 것을. 시야의 반을 덮치고 있었다는 것을.
너와 나만의 공간 안에서 우리는 빈틈없이 껴안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나는,
‘밤’을 오래도록 이야기하고 싶다.
가장 농밀했던 ‘밤’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