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원 옆 도서관
" 엄마는 연우 믿어!"
딸이 오후 4시에 엄마 회사로 도시락과 문제집을 받으러 왔다. 아침까지만 해도 가방 무겁고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쨘! 하고 오셨다!
내가 5시 30분부터 9시까지 요가를 하는 화요일에는 딸이 바로 옆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쓸쓸히... 저녁도시락도 혼자 먹는다.
그 시간 엄마는 신나 하며 요가를 하고 있다.
딸은 공부학원 하나 보내지 않고 나만 운동배우겠다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꼴이 참 웃기고 못된 짓?이라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공부도 요가도 둘 다 혼자 할 수 있고 유튜브에 요가채널이 널렸는데 왜 나는 혼자 못할까? 아이는 초 6이라 한참 학원 다니고 선행이다 뭐다 바쁠 나이지만 엄마만의 교육철학으로 스스로 학습법에 익숙해진 지 오래....
집에 한번 들어가면 엉덩이가 참으로 무거워진다.
설거지거리, 빨래 등 집안일이 눈에 들어오니 운동에 집중이 안된다. 학원에 가면 이따 해야 할 일이 머릿속에 맴맴 돌아도 "아몰랑!" 하고 요가에 우선 집중한다. 거거에다가! 도서관이 바로 옆에 있으니 안심하고 딸을 맡길 수 있다.
집에 있으면 사실... 좀처럼 믿음이 가질 않는다.
어김없이 9시에 요가학원 1층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는 딸!
"엄마, 오늘 어땠어?"
"연우 덕분에 맘 놓고 수련했어. 고마워!."
손을 잡고 걸어가는 밤길 찬바람도 오늘따라 시원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