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퇴사기 #2
주변인들 중에는 ‘능력도 좋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사실,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연봉을 크게 올려 주는 것도 아니고 올려 받을 것도 아니면서 차라리 책 관련 다른 직종으로 가라는 조언, 서점 일 거기서 거기인데 뭐가 불만이냐는 협박성 만류, 네 개인 소유의 서점을 차릴 것이 아니면 참고 다니라는 인내 강요, 나이가 몇인데 퇴사를 밥 먹듯이 하냐는 걱정, 성질부리지 말고 웬만하면 붙어 있어라는 약간의 오해 동반 조언, 네가 ENTJ라 그렇다는 성격 유형을 기반으로 한 뜬금 분석, 기타 등등.
모든 조언과 응원, 걱정은 고마운 일이다. 인생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다정하게, 때로는 거칠게 많이들 다독여 주셨다. 퇴사를 생각하게 하는 이유가 직장 내 인간관계나 힘든 업무, 고객 관련 일들이었다면, 어쩌면 퇴사를 반복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서점에서의 인연은 비교적 운이 좋은 편이었다.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는 만만치 않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클론이 있지 않은 이상 부딪힘은 필수다. 업무 강도 또한 직종별, 개인별로 온도차가 틀리더라도 힘든 영역은 반드시 존재한다. 어떤 일이든 밥 먹고 사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지 않은가. 매장 판매직, 영업직 등 ‘고객’을 마주하는 직종은 상상불가 고농도의 버라이어티 한 진상님을 마주할 준비를 ‘항시 대비’ 하고 있어야 한다. 내가 경험한 서점에서 이러한 일들을 마주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퇴사 이유에 어느 정도 미미한 비율로 섞여 있기도 하다.
서점은 책이 있고, 책을 팔고, 책 냄새가 나는 분위기 좋은 곳이라는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게 맞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각 서점별 개성이 매우 뚜렷한 편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았다. ‘다름’에 홀린 나의 정신세계에 ‘퇴사’라는 단어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A서점을 다닌 지 3년 즈음되던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