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따뜻한 물로 샤워할 때마다 했던 말

#027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준다는 것의 의미

by 엄마의 브랜딩

마음이 극도로 지치는 상황이 생길땐, 힘을 내라는 말 자체가 버겁다. 바득바득 애 쓰는 것도 힘이 있을때나 하는 것이고, 버티는 것 자체마저 정신력으로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기간이 유독 그랬다. 그래서 나는 안했던 선택을 하기로 했다. 내가 나에게 하는 가장 어색한 말을 해주는 것.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이 되곤 했었다. 그래서 헬스하고 씻으면서 나에게 마음속으로 조그맣게 말했다.


"00야, 사랑해", "00야, 사랑한다" 정말 이질적이고 낯선 경험이었다. 하지만 안해본 선택을 계속 하기로 했다. 어색하든 말든 계속 했다. 근력운동하다가 힘들때도 "00야, 사랑해", "00야 사랑해" 하면서 계속 했다.


참 이상하게 마음은 진심이 아니라 해도, 몸이 먼저 받아들였다. 그 이질감 속에서 조금씩 언어가 먼저 익숙해져갔다. 그 누가 뭐래도,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나는 내 편이 되줘야겠다는 마음이 더 들었다.


세상에 단 한명의 내 편이 있다는 것만을도, 충분히 그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생긴다. 낯선 간질함을 뚫고 나오는, 땀 속에서 마주하는 나의 본심. '존재 자체로 인정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었다.


여전히 아직도 어색하다. 글을 쓰는 지금도, 낯설어서 내 이름을 못넣고 있다. '00야, 사랑해' 소리내서도 말 못한다. 하지만 이제 입모양으로 조고맣게는 말해보는데까지 왔다.


그게 넘어졌을때 일어나는 힘의 시작점이었다. 누가 뭐래도 나는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sticker sticker

(+@ 으노야 사랑해)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26화아주 작고 작은 타협이 쌓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