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 날씬해질 수 있다는 말이 아무 힘이 없는 이유
돌이켜보면, 나는 좋아하는 일이 아니고서는 일을 못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억지로 시키면 길어야 3개월, 짧게는 한달도 버티지 못했다.
좋아하는 일로, 내가 성장할 수 있거나, 배우고 싶은 파트여야_하는 등의_내가 원하는 목적과 니즈가 맞아야 했다. 그래서 일하는 과정에서 힘든 적은 있었지만, 일 자체가 재미없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늘 재미있었고, 좋았고, 돈까지 주니까 더 좋네!_가 될 수 있었다. 남들과의 기준이 달라도 괜챦으니, '내가 원하는가? 정말 좋아하는가?'가 더 중요했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였다.
날씬해질 수 있다, 핫바디가 될 수 있다,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다, 예뻐질 수 있다_는 나에게 큰 동기부여를 주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내 존재 자체에 대한 공허함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존재보다 삶에서 어떤 순간을 느끼고 누리느냐_가 중요했다. 내 존재는 그냥 큰 의미가 없었다. 예뻐지면 좋긴하겠지만, 기존의 좋지 않은 습관, 슬럼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을 이길 정도의 추진력을 주진 못했다.
그런데.. 나를 움직이게 하는 마음 하나가 있었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 나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운동을 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더 건강한 몸, 더 기분좋은 상태를 유지하면 아이와의 시간을 더 질적으로 보낼 수 있다.
나의 끈기와 인내를 키워가는 시간 속에서 아이는 함께 그 모습을 보고 배울 것이며, 운동의 장점들을 알아가게 되면 아이에게도 운동의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다.
아이가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 엄마도 이렇게 해서 그 시간을 보냈다고_얘기해주고 싶었다.
나는 내면이 설득되고, 나에게 의미가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하는, 핵심적인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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