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밤새워 과제를 해도 거뜬히 버텨내던 때가 있었다. 밤새 과제를 하다가 뜬 눈으로 새벽을 보내고, 아르바이트를 다녀와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정신력보다 체력이 앞섰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체력만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었던 그때가 자꾸만 그리워진다.
지금의 나는 체력體力이 아닌 정신력精神力으로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체력도 정신력도 모두 힘을 필요로 하는 일인데, 이왕 같은 힘을 필요로 한다면 정신력보다는 체력이 더 우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점점 떨어지는 체력을 다시 쌓아보려 운동을 해보지만, 운동이 끝난 후 기진맥진한 나를 보면 체력을 위한 운동이 맞는 건지 매번 의심스럽다. 운동을 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대체 누구를 위해 땀을 흘리고 허덕거리는 건지 혼란스러워진다. 그래도 꾸준함이 주는 힘이 있을 거라 믿으며 매일 운동을 마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한걸음, 한걸음에서 또 한 번 체력이 필요해진다.
이럴 때마다 막내 외삼촌이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자.'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체력이 바닥과 한 몸이 될 때, 정신력으로 하루를 버텨내야 할 때, 할 일은 많은데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을 때, 막냇삼촌이 보고 싶어 진다. 부지런한 삶을 살고 싶은 나에게 조금 더 충만한 체력이 쌓아졌으면 좋겠다. 오늘도, 내일도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가 체력도 정신력도 안전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