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 번째 식습관은 '스트레스받을 때 씹는다'는 것이었다. 일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나 시간에 쫓길 때에는 저도 모르게 입에 뭔가를 넣고 와그작와그작 씹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 주로 사무실에 있는 바삭한 크래커가 그 대상이 되었다. 크래커만 씹다 보면 목이 막혀서 사무실 냉장고 안에 있는 오렌지주스팩에 빨대를 꽂는 일이 잦았다.
이것의 대체 습관으로 '체리나 껌 씹기'를 설계했다. 체리는 앞서 본 대로 나의 휴식 욕구도 만족시키고, 과육을 씹을 때의 쾌감도 좋다. 껌도 질겅질겅 씹으면 꽤 스트레스가 풀렸다.
네 번째 식습관은 '좋아하는 음식이 눈에 보이면 한 입 먹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간식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면 딱히 배가 고프거나 먹고 싶었던 것도 아니면서 저절로 손을 뻗었고, 한 입이 두 입, 세 입으로 이어졌다. 아마도 그것을 먹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던 때를 뇌에서 자동 연상하는 듯했다.
이것의 대체 습관으로는 '음식을 눈에 보이지 않게 치우기'를 설계했다. 부엌 서랍장에 간식을 넣어두는 자리를 마련하고 가족들에게 알린 뒤, 간식거리가 눈에 띌 때마다 족족 서랍장 안에 집어넣었다.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 음식 중 냉동이 가능한 것은 주로 냉동실로 넣었다. 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벼운 기분으로 한 입 집어넣기가 쉽지 않았다.
다섯 번째 식습관은 '식사 후 입가심으로 디저트를 먹는다'였다. 얼큰한 찌개나 매운 낙지볶음 같은 걸 먹으면 입 안에 자극적이고 텁텁한 뒷맛이 남았고, 이것을 중화하고 싶어서 차가운 아이스크림에 손을 뻗게 되는 일이 많았다.
이것의 대체 습관으로 '먹자마자 이를 닦는다'를 설계했다. 집에 있을 때에는 식사 후 바로 욕실로 향했고, 밖에 있을 때에는 껌을 씹었다. 그럼으로써 입가심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photo by mukul-wadhwa on unsplash
이제 내가 교정하고 싶은 식습관과 대체 습관이 정리되었다.
나에게는 이런 나쁜 식습관이 있다.
쉬고 싶을 때 먹는다
아까워서 먹는다
스트레스받을 때 씹는다
좋아하는 음식이 눈에 보이면 한 입 먹는다
식사 후 입가심으로 디저트를 먹는다
나는 이것을 이렇게 좋은 식습관으로 대체한다.
쉬고 싶을 때 차를 마시고, 체리를 먹는다
내가 먹고 싶은 만큼만 먹고, 나머지는 포장하든지 버린다
스트레스받을 때 체리나 껌을 씹는다
음식은 눈에 보이지 않게 치운다
식사 후 바로 이를 닦거나 껌을 씹는다
이제 할 일은 대체 습관을 몸에 익히는 일. 여기서 다시 한번 비평가적 식단일기가 등장한다. 내가 세운 원칙들을 잘 지켰는지 그날 하루를 돌아보면서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대체 습관을 지키지 못했다고 나를 비난하지 않는 것, 왜 지키지 못했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껌을 안 씹고 크래커를 먹었네. 왜일까? 아, 껌이 떨어져서 그랬구나. 내일 사두어야겠다.'
'오늘은 저녁밥 먹고 바로 간식을 먹었네. 왜일까? 아, 이를 닦으러 욕실에 가는 사이에 간식이 눈에 띄었구나. 얼른 치워야겠다.'
'오늘은 커피랑 디저트를 안 먹고 차만 마셨네. 왜일까?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더니 안심(?)이 되면서 집착하지 않게 되었구나. 잘했다.'
이렇게 내가 언제 어떤 상태인지 천천히 알아가면서, 잘했을 때 칭찬하고 못했을 때 격려하면서 나아가면 습관 교정은 의외로 수월하다. 이것은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모든 습관 교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